'로코 퀸' 공효진·한지민·이세영, 안방극장서 격돌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안방극장은 새해부터 설렘 가득한 로맨스 드라마가 대세다.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혐관'(캐릭터가 서로를 싫어하는 관계) 로코(로맨틱 코미디)부터 농도 짙은 멜로 사극 등 각자 다른 설정을 내세운 로맨스 드라마들이 줄줄이 베일을 벗으며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먼저 눈길을 끄는 작품은 사랑스러운 매력과 섬세한 연기력으로 숱한 화제작을 탄생시킨 '로코 퀸' 공효진의 복귀작 '별들에게 물어봐'다.
지난 4일 처음 방송된 tvN 새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 정거장에서 일하는 우주인과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의 이야기를 그린다.
공효진이 대한민국 최고의 우주비행사 이브킴 역을, 이민호가 700억원을 내고 이브킴이 근무하는 우주정류장에 관광을 온 공룡을 연기한다.
이 드라마는 공효진에게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안겨준 드라마 '파스타'의 서숙향 작가와 박신우 감독이 다시 한번 뭉쳤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2회까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편이다. 국내 최초의 스페이스 오피스물답게 전개가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코믹한 내레이션과 만화 같은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한 연출이 억지스럽게 느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첫 회 시청률 3.3%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2회(3.9%)에서도 시청률 3%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SBS도 새해 첫 드라마로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했다. 배우 한지민과 이준혁이 주연하는 '나의 완벽한 비서'다. 첫 회 시청률 5.2%, 2회 시청률 6.5%로 순항 중이다.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흔히 볼 법한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설정을 뒤바꿔 차별화를 꾀했다.
일만 잘하는 헤드헌팅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곁을 지키는 비서의 로맨스를 그리는데, 한지민이 까칠하고 능력 있지만 어딘가 엉성한 CEO 역을, 이준혁이 다정하고 씩씩한 '캔디형' 남자 주인공을 연기한다.
요즘 유행하는 '혐관' 로맨스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두 주인공은 정반대 가치관을 갖고 있다. 워커홀릭 강지윤(한지민)은 오직 일에만 몰두하며 '돈값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유은호(이준혁)는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위해 살고자 하는 인물이다.
악연으로 시작한 두 주인공의 관계가 어떻게 로맨스로 발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별들에게 물어봐'와 '나의 완벽한 비서'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라면,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멜로 사극 드라마도 있다.
tvN 월화드라마 '원경'은 정치적 동반자로 잘 알려진 태종과 원경왕후의 서사를 원경왕후의 관점에서 해석해 풀어낸 드라마다.
드라마는 왕자의 난 등 격동의 시간을 함께 겪어내며 모든 것을 함께하자고 약속했던 부부가 각각 왕과 왕비의 자리에 오르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기 시작하는 애증의 관계를 그린다.
궁중 암투극의 성격도 띠고 있지만, 이 드라마는 복잡미묘한 부부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다.
연출을 맡은 김상호 감독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원경'은 왕과 왕비였던 태종과 원경왕후도 부부였다는 점에 집중한 드라마"라며 "정치적인 이유로 갈등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사랑이 깊어지는 느낌을 주는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원경'은 첫 회에서부터 부인과 처가의 도움으로 왕좌에 오른 태종이 아내에게 느끼는 자격지심, 왕위에 오르자마자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기 시작한 남편을 지켜보는 원경왕후의 배신감 등의 감정선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첫 회 시청률 4.9%를 기록했다.
풋풋한 로맨스가 취향이라면 오는 10일 처음 방송하는 MBC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를 기대해볼 만하다.
'모텔 캘리포니아'는 시골 모텔에서 태어나고, 모텔에서 자란 여자 주인공이 12년 전 도망친 고향에서 첫사랑과 재회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심윤서 작가의 소설 '홈, 비터 홈'을 원작으로 한다.
여자주인공 지강희는 이세영이, 강희와 운명적인 첫사랑에 빠지는 천연수 역에는 배우 나인우가 나선다.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세영은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강희에게 연수는 그런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결핍 있는 인물들이 서로를 돕고, 아껴주며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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