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물질을 넘어선 의식의 생성…'초월하는 뇌'

연합뉴스 2025-01-08 08:00:11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기후 상처'

초월하는 뇌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 초월하는 뇌 =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미국의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인 저자는 원자와 분자 등 물질로 이뤄진 인간의 뇌에서 어떻게 의식이 생겨나는지를 역사적 사실과 최신 과학 이론을 동원해 꼼꼼히 살펴본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물질을 초월해 의식을 갖게 된 것은 우리의 몸이 과거와 미래의 모든 우주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이 죽은 후에도 뇌와 몸을 구성하고 있던 원자들은 여기저기 흩어질 뿐 그대로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원자 하나하나에 꼬리표를 붙일 수만 있다면 우리 몸을 이루고 있던 원자가 흩어져 세상 만물의 원자로 전환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가설을 토대로 '단백질 접힘' 등 최신 과학이론을 활용해 우리 뇌에서 의식이 생겨나는 과정을 추론해낸다. 거대한 네트워크와 같은 뇌와 우주의 연결 속에서 자연스럽게 의식이 출현했을 것이라고 유추한다.

다산초당. 248쪽.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노한동 지음.

2013년부터 10년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출판·체육·저작권 정책 업무를 담당한 저자가 공직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민낯을 들춰낸 책이다.

저자는 공직사회가 무능하고 무기력해진 이유는 관료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저 쓸데없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겉보기엔 정교해 보이는 공직사회는 가짜 노동과 쓸데없는 규칙 탓에 본질적인 업무를 왜곡하고 무기력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왜곡된 공직사회의 대표적인 사례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든다.

문체부 공무원들은 블랙리스트를 지시받고 실행할 때도 아무런 저항 없이 무기력했지만, 그에 대한 처벌과 조사가 끝난 뒤에도 이를 반성하기는커녕 어떤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을 미덕처럼 여겼다고 꼬집는다.

자신 또한 행정고시 합격 때까지 미뤄둔 병역을 뒤늦게 이행한 덕분에 블랙리스트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을 뿐이었다며, 현재의 공직사회 분위기에서 상사의 위법한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할 수 있는 공무원은 없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에 쫓기듯 공직사회를 떠났지만, 저자는 '좋게 바뀔 수 있다는 희망'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그것이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공직사회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데 실패했지만, 나의 실패를 딛고 누군가는 성공담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사이드웨이. 284쪽.

기후 상처

▲ 기후 상처 = 김현수·신샘이·이용석 지음.

정신과 의사들이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분석한 책이다.

극단적 기후 현상인 폭염과 폭우, 가뭄, 산불 등이 불안과 우울, 자살 등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비는 감정을 자극하거나 우울감을 심화시키고, 햇빛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해준다.

저자들은 나아가 기후 위기를 부정하거나 피하려는 심리적·사회적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기후 위기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며 과학적 데이터는 지구온난화가 인류와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정치인과 경제인은 물론 언론까지도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제는 진실을 직면하고 각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클라우드나인. 276쪽.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