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애니 '나 혼자만 레벨업' 2기가 갖는 의미

연합뉴스 2025-01-08 08:00:11

본격적인 주인공 성장기 다룬 2기…日 아마존프라임 시청 1위로

가장 성공한 韓노블코믹스…극장판은 일본보다 한국서 하루 먼저 공개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소년만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고난을 겪으며 의지를 다지는 초반부도,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서서 모두를 발밑에 두는 결말 부분도 아닐 것이다.

독자들은 주인공이 자신보다 좀 더 강력한 존재와 겨루다가 가까스로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장면에 유독 열광한다.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

지난 5일 방영을 시작한 TV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프롬 더 섀도'(이하 '나혼렙' 2기)는 바로 소년 만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에 해당하는 주인공 성진우의 성장기를 그렸다.

1기에서는 마수를 처치하는 헌터 가운데 가장 약한 E급 성진우의 생활과 죽음의 위협 속에서 '레벨 업' 능력을 얻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2기에서는 새 능력에 적응하고, 이를 빠르게 갈고 닦는 모습이 등장한다.

전개가 다소 느리다는 평가를 얻었던 1기에 비해 2기는 처음부터 박차를 가하며 빠르게 치고 나간다.

성진우가 여러 마수를 상대하며 경험을 쌓고, 전직을 통해 자신이 쓰러뜨린 마수의 영혼을 부릴 수 있는 '그림자 군주'라는 핵심 능력을 얻는다.

마수의 시체 앞에서 그림자(영혼)를 추출하기 위해 "일어나라"고 명령하는 웹툰 속 명장면이 애니메이션으로도 구현됐다.

글로벌 시청자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나혼렙' 애니메이션은 6일 일본에서 아마존 프라임 TV쇼 가운데 시청 1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넷플릭스 기준으로는 필리핀에서 4위, 홍콩과 몰디브, 대만에서 5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에서 6위를 차지했다.

'나혼렙'은 가장 성공한 노블코믹스(웹소설 원작 웹툰)로 꼽힌다.

웹소설에서 시작해 웹툰으로 소위 '대박'을 쳤고,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3억회를 기록했다.

이후 게임,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해서도 모두 성공을 거뒀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A-1 픽처스가 제작했지만, 한국 지적재산(IP)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나혼렙' 2기 앞부분을 극장판으로 만든 '나 혼자만 레벨업 - 리어웨이크닝'은 지난해 11월 28일, 일본보다도 하루 먼저 한국에서 개봉했다.

더빙하지 않은 오리지널 판에서는 일본 성우가 모두 녹음했지만, 일본 외 지역을 위한 글로벌 버전에서는 주요 등장인물 이름을 한국어 그대로 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니 제작위원회에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픽코마, 디앤씨미디어 등이 참여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디앤씨미디어는 '나혼렙' IP 홀더(보유사)며, 픽코마는 일본에 '나혼렙' 웹소설과 웹툰을 처음 소개한 디지털 만화·소설 플랫폼이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애니 제작위원회 참여에 대해 "작품과 독자를 연결하는 방식을 확대한 것"이라며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적극 동참하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