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교회 성탄절 승리공원 교회서 참전군인과 예배

연합뉴스 2025-01-08 00:00:27

정교회 성탄 예배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교회 성탄절인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승리공원 인근 교회에서 참전 군인들과 함께 예배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포클로나야 언덕에 있는 위대한 순교자 승리의 성 게오르기 교회에서 열린 성탄 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성탄 예배에는 3년째인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참전한 군인과 그의 가족들도 함께했다.

포클로나야 언덕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승리공원이 있는 곳으로, 지난해 5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노획한 서방 전차들을 전시하는 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성탄 휴전 없이 전투를 이어가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승전을 상징하는 공간에서 참전 군인들과 나란히 서며 승리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매년 정교회 성탄 예배에 참석하지만 방문하는 교회는 자주 바뀐다. 정교회는 12월 25일이 아닌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예배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이 교회에서 초에 불을 붙이고 예배를 보는 장면은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푸틴 대통령은 성탄 예배 참석 후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으로 이동해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대주교와 만났다.

정교회 성탄절에 만난 푸틴 대통령과 키릴 대주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키릴 대주교가 성화들과 십자가들을 축성했으며, 이 성화와 십자가에 푸틴 대통령의 이니셜을 새겨 특별군사작전 군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성탄절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정교회 신자에게 희망과 좋은 생각·행동에 대한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정교회와 러시아의 다른 기독교 교파는 국민을 통합하고 우리의 역사적 기억과 독특한 문화, 영적 유산을 보존하는데 엄청난 창조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는 키릴 대주교는 서방이 러시아에 적대적인 이유에 대해 "우리가 문명 발전에 대해 대체적인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에 그들은 러시아를 약화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