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같은 메모·500만원 기부' 가평 익명 독지가 선행

연합뉴스 2025-01-08 00:00:17

(가평=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 가평군 청평면사무소에는 올해도 익명의 독지가가 100만원권 수표 5장을 기부했다. 9년째 반복되고 있다.

7일 가평군에 따르면 지난 3일 청평면사무소에 중후한 모습의 한 남성이 들어와 직원에게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작은 물질이지만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메모지 한장과 100만원권 수표 5장이 들어 있었다.

매년 같은 메모에 같은 금액을 기부하고 있는 익명의 독지가였다.

직원이 신원을 물었지만 올해 역시 이 남성은 "나는 전달만 할 뿐이다. 어려운 분들을 위해 잘 사용되길 바란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가평 청평면에 9년째 500만원 기부

이 남성은 2016년부터 매년 1∼2차례 청평면사무소에 기부하고 있다.

이번까지 16차례에 걸쳐 총 8천117만7천870원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봉투에는 대부분 100만원권 5장이 들어있었다.

이 중 3번은 2020년 100만원, 2021년 517만7천870만원, 2023년 1천만원을 냈다.

메모 역시 '작은 물질'이라는 겸손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매번 문구와 글씨체가 같았다.

그때마다 직원들이 주소와 직업, 나이 등을 정중히 물었지만 이 남성은 극구 사양했다. 차 한잔하자는 제안도 마다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이 남성을 두고 사업가, 자영업자, 땅 부자 등 다양한 소문이 떠돌았다.

청평면사무소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은 짐작하는 바가 있지만 이 남성의 뜻을 존중해 굳이 알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 지역 저소득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k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