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화물선 해저케이블 훼손 사건에 "회색지대 전술일 수도"

연합뉴스 2025-01-07 15:01:29

중국 화물선 추정 선박 'SHUNXIN39'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최근 대만의 해저 통신 케이블을 절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중국 화물선이 회색지대 전술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 당국이 밝혔다.

7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해순서(해경)는 중국 화물선으로 추정되는 선박(SHUNXIN39)의 항적을 확인하면서 이런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해순서는 해당 화물선이 아프리카 카메룬과 탄자니아에 각각 선적을 이중으로 등록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2개를 동시에 사용한 정황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국 선적이지만 선원 7명은 모두 중국 국적자로 선주는 홍콩 국적이라고 전했다

해순서는 중국 국적의 선박이 지난해 11월 중순 스웨덴과 리투아니아를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 케이블 2곳을 절단한 것과 같은 회색지대 전술을 펼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당국이 주장하는 회색지대 전술이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무장한 민간 선박 등을 활용해 도발하거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상시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려는 행위를 뜻한다.

대만 해순서의 상급 기관인 해양위원회는 관련 부처와 기관을 초청해 해저 케이블 손상 조사 처리 등 관련 회의를 개최해 향후 유사 사례 발생시 대응방안 등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대만언론은 해당 선박의 소유기업이 홍콩의 제양무역으로 해당 업체의 유일한 책임자는 중국인 궈원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선박의 지난달 5일부터 이달까지 약 한 달간 항적을 살펴보면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만 통신사인 중화텔레콤(CHT)은 지난 3일 북부 지룽항 외해의 해저 케이블이 훼손됐다고 밝혔고, 신고받고 출동한 대만 해순서는 사고해역에서 카메룬 선적의 중국 화물선을 발견했다.

대만 정부는 AIS 상 정보와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이 화물선이 고의로 닻을 늘어뜨려 대만과 미국 서해안을 잇는 해저 통신 케이블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jinbi1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