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왕 논란' 태국 탁신, 복귀요청에 "딸 패통탄 총리 지원 집중"

연합뉴스 2025-01-07 12:00:16

공개 행보 지속…인종차별 발언으로 구설수도

탁신 태국 전 총리(왼쪽)와 패통탄 현 총리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지지자들의 총리직 복귀 요청을 일축하며 딸 패통탄 친나왓 총리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7일 방콕포스트와 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다음 달 1일 지방행정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5일 북부 치앙라이에서 열린 여당 프아타이당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의 복귀 제안에 총리직을 다시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젊은 세대를 지지해달라며 막내딸인 패통탄 총리를 지원하고 전기료 인하 등 태국인의 생활 수준 개선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기 재산이 600억밧(약 2조5천억원)에 달한다며 정치에서 벗어난 삶이 더 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신 재벌 출신으로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탁신은 여전히 태국에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프아타이당 대표인 그의 딸 패통탄은 지난해 37세에 역대 최연소 총리로 선출됐다.

패통탄 총리 취임 이후 탁신 전 총리는 '상왕' 역할을 하며 정권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탁신 전 총리는 딸에게 조언하는 역할만 하겠다면서도 공개 행보를 지속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번 유세 지원에서도 그는 공개 연설을 통해 공공 서비스 부문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전기료와 사료, 비료, 의약품 가격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올해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로 마약 문제 해결, 온라인 사기 콜센터 단속, 생활비 절감을 위한 독점 해소 등을 제시했다.

한편, 연설 도중 탁신 전 총리는 더 많은 태국인이 연예계에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말하며 아프리카인을 폄하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비난을 사고 있다.

그는 "검은 피부, 숨쉬기 힘든 납작한 코를 가진 아프리카 사람들이 수백만 밧을 받고 모델로 고용된다"며 "외모가 더 뛰어난 태국인이 국제적인 모델이 되도록 힘쓸 때"라고 말했다.

앙카나 닐라파이짓 상원의원은 "피부색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큰 문제이며 국제 규범에도 위배된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