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마다 빼곡한 제주항공 참사 추모 메시지 49재까지 보관

연합뉴스 2025-01-07 12:00:14

보존 방안은 추후 논의…전남도 "무안공항 인근 추모 공간 조성"

무안공항 곳곳에 붙은 추모 메시지

(무안=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이렇게 많은데 분향소 철거 이후에도 따로 기억할 공간을 만들어야죠."

7일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추모객은 "더 이상의 대형 항공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최악의 항공기 사고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전남도와 광주시에 따르면 무안종합스포츠파크, 전남도청, 5·18 민주광장, 각 시·군·구 등에 마련된 20여개 합동분향소에는 전날 오후까지 9만4천800여명이 조문했다.

국가 애도 기간 이후에도 발걸음이 끊이지 않으며 분향소마다 유가족, 지인, 조문객들이 남긴 방명록과 추모 메시지가 쌓여 벽과 계단을 가득 메웠다.

당국은 일부 분향소 운영, 방명록과 메시지를 희생자들의 49재가 치러지는 다음 달 초까지 유지·보관할 계획이다. 이후 추모 공간 마련 전까지 유가족과 협의해 영정사진과 위패를 인도하거나 메시지를 따로 보관할 방침이다.

희생자 애도하는 메시지

전남도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무안공항 주변 7만㎡에 460억원을 투입해 추모탑과 방문자센터, 유가족을 위로하는 숲과 정원 등 아픔을 치유하는 공간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와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모두 특별법을 통해 추모 공간을 조성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특별법 제정을 건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만, 앞선 두 참사 모두 발생 한두해를 넘겨서야 특별법 제정·시행이 이뤄졌고, 추모 공간 역시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고 여러 번 이동하며 수년간 갈등을 반복한 만큼 정부·지자체와 정치권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곳에서는 행복하세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7주기였던 2021년 경기도교육청 직속 기관으로 추모 공간 '4·16 민주시민교육원'을 건립해 영구적인 추모 공간을 개설할 수 있었다.

다만, 현재까지 서울시의회 광장에서 운영 중인 '기억공간'은 점유 문제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에도 지난해 5월 특별법이 공포·시행되기 전까지 추모 공간이었던 합동분향소 설치·철거·이전을 놓고 서울시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박한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 대표는 "아직 희생자들의 발인도 다 덜 끝난 상황"이라며 "추모 공간 개설과도 관련 정부 관계자들과 깊이 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coo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