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명 변호인 선임해 일정 조율" 입장에 경찰 '시간끌기' 의구심
"현행범 체포했어야" 분위기도…尹체포영장 2차집행 앞두고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경호처장이 7일 경찰 특별수사단의 2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경호처는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아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이미 두차례 출석을 요구한 상황에서 '시간 끌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박 처장은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피의자 입건된 상태다. 고발에 따른 내란 혐의도 있다.
경찰은 나아가 박 처장 지휘로 33군사경찰대와 55경비단 병사들이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는 '인간띠'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추후 직권남용 등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는 내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박 처장을 체포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공수처 반대만 아니었으면 박 처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찰은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처장에 대한 강제수사 차원을 넘어서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의 저지선을 사전에 허물겠다는 포석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체포영장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경호처가 "오늘과 내일 중 변호인을 선임해 (경찰 출석)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당장 체포영장 카드를 꺼내 들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방문 조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처장은 지난 4일 1차 출석요구 불응 시 경호 업무와 관련해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지난달 경찰이 박 처장을 두차례 참고인 조사했을 당시에는 경호 업무의 특수성을 반영해 실제 방문 조사 등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에게도 출석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 본부장을 향해 "김건희·김용현 라인, 일종의 패밀리"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 본부장이 지난 4일(체포영장 집행 시도 다음날) 경호처 간부를 모아놓고 '케이블타이 400개를 준비하라'고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도 말했다.
윤 의원은 "경호본부장이 이 자리에서 '군과 경찰이 우리를 배신했다', '경호처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식의 연설을 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고 한다"며 "(공수처가) '들어오면 (케이블타이로) 무조건 체포하라'고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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