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핵시설 재단장중…"핵물질 비축 지속할 토대 마련"

연합뉴스 2025-01-07 11:00:16

38노스 위성사진 분석…플루토늄 원자로 멈췄다 재가동

핵연료 재처리 시설 개축…단지내 다수 의문의 굴착도 한창

2004년 촬영된 북한 영변 핵시설단지의 위성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이 영변 핵시설 재단장을 통해 핵폭탄 원료를 비축할 토대 마련에 계속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평안북도 영변군에 있는 북한 핵시설단지에 대한 상업용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다수 변화가 관찰됐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단지 내 5MWe급 원자로가 3개월간의 가동 중단 후 재가동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방사화학실험실(RCL)에서는 열(증기) 발전소 지붕 수리를 끝낸 것으로 보이며 실험실 인근에선 의문의 굴착 작업도 포착됐다.

38노스는 이 같은 활동은 북한 핵무기고를 확대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핵분열성 물질의 지속적 비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5MWe 원자로는 북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의 핵심 시설이다. 과거 원자로 활동의 징후로는 건물 주변 차량 존재 및 냉각수 방류 여부였다.

지난달 24일 사진에서 5MWe 냉각수 방출 지점에서 얼음이 상당 부분 녹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은 완전한 냉각수 방류가 이뤄지고 있어 원자로가 재가동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작년 9월 말 사진에서 사용후연료 저장 건물 인근의 땅이 파헤쳐지고, 마당에 세 개의 사각형 구조물 덮개가 열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9일 사진에선 해당 구역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울타리 안에 작은 건물이 존재하는 듯 보인다. 이러한 활동의 목적은 불분명하다.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방사화학실험실(RCL) 열(증기) 발전소 지붕 수리 작업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설치된 혹은 개조 보일러가 덮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에서 간헐적으로 연기가 관찰되지만, 재처리 활동의 일반적인 신호로 여겨지는 연기 발생 빈도가 일관적이지는 않아 본격적인 재처리 활동이 진행 중인 것은 아니라고 38노스는 해석했다.

또 지난달 9일 사진에서 실험실에서 북동쪽으로 0.5㎞ 떨어진 작은 단지의 안뜰에 직경 1m 크기의 구멍 약 40개가 파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과거 군 건설 여단과 관련된 장소다.

지난달 24일 사진에선 구멍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단지 서쪽에는 가로세로 약 1.5m 크기의 구멍들이 덮여 있었다. 현장에선 많은 수의 근로자가 관측됐다.

38노스는 이들 구멍이 건설 활동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 목적은 의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설의 위치와 방사성 폐기물 매립지와의 근접성을 고려할 때 방사성 폐기물 관리와도 관련이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남아있는 인력을 볼 때 굴착은 아직 완료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주목할 점은 지난달 9일 사진에서 500번 건물 인근 도로에서 화물트럭이 관측됐고, 24일에는 RCL의 사용 후 연료 수령 건물 진입로에 화물 트럭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험용 경수로(ELWR)에서는 시운전이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됐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중심지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경계하는 국제기구와 안보 전문가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