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 벤처 등에 700억 임팩트 투자 진행
"대기업·스타트업 상생 구조에 집중, 청년 창업 지속 지원"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지자체·대기업·공기업·사회공헌 재단 등의 기부금을 활용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벤처와 스타트업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청년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창업가를 지원하는 공익법인 임팩트투자사인 한국사회투자의 이순열(47)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8개 스타트업에 29억원을 지원했고, 지금까지 1천200여개 기업에 800억원의 임팩트 투자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2년 설립된 한국사회투자는 사회혁신 창업조직에 임팩트투자, 액셀러레이팅(육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이종익, 이순열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임팩트투자란 사회나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하며, ESG 투자의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다.
이 대표는 "기부를 해 온 주요 파트너로 서울시, 하나금융그룹, 현대건설, 우아한형제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공사, 한국국제협력단, 기술보증기금, 글로벌 코카콜라 재단, 현대오토에버, 아시아 벤처 필란트로피 네트워크(AVPN)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사회투자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모든 비즈니스를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해왔다.
대표적으로 기후·환경 분야에서는 대형폐기물 수거 플랫폼을 운영하는 '같다', 스마트팜용 로봇 자동화 설루션을 제공하는 '로웨인', 미세먼지 측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딥비전스' 등이 있다.
복지·사회 분야에서는 발달 장애 아동의 재활을 지원하는 '잼잼테라퓨틱스', 시각장애인이나 저시력자를 위한 AI 기반 시스템을 제공하는 '투아트' 등이 있다.
이 대표는 "대부분 금융 지원과 경영 컨설팅을 했고, 70개 기업 정도는 지분을 투자했다"며 "이 가운데 주식 상장을 준비할 정도로 성장한 벤처도 있고, 투자를 회수할 정도로 시장에 뿌리내린 기업도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등 기술력의 발달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면서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청각 장애인의 80%가 문맹이다 보니 필담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웠고 수어 통역사가 필요했다"며 "지금은 AI 기능을 갖춘 기기가 읽고 수어 통역을 해주고 수어 아바타가 실시간으로 일반인과의 소통을 도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국사회투자의 벤처·스타트업 발굴은 주로 공모를 통해서 진행하지만, 벤처캐피탈이나 엑셀러레이팅 추천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혁신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서 그물을 넓게 펼치고 있다"며 "대기업이 해결 못 하는 다양한 문제를 스타트업이 해결책을 내놓아 서로 협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1.8%로 2%를 밑도는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19에 다음일 정도"라며 "이럴수록 청년들의 창업이 더 늘어나야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청년들의 창업 도전에 대한 지원의 중요성도 부각했다.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벤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회사의 목표라고 소개한 그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에 투자·컨설팅을 진행해 시장에 안착하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2017년 한국사회투자에 국제개발협력팀장으로 입사하기 전 그는 30대를 줄곧 개발도상국을 돕는 NGO(비정부 기구)에서 보냈다.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의 자립을 도왔던 그가 NGO에서 한국사회투자로 옮긴 이유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 더 많아져야 하고 이에 대한 자금 지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비즈니스를 돕는 일이라 직원 모두가 전문성 못지않게 사명감을 갖추고 있다"며 "올해에도 투자 재원을 확대하고 우수한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해 선도적으로 투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