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가전 신제품 공개…휴대전화 '큰 글씨' 설정이 가전으로 연동
스마트싱스로 집안 상황 감지해 알아서 작동…"AI 가전으로 '홈 AI' 리더십 확대"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빅스비, 오늘 일정을 알려줘."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향해 '샘'이 말하자 냉장고에 탑재된 스크린에 필라테스와 커피 약속이 떴다.
이어 '테일러'가 똑같이 "빅스비, 오늘 일정을 알려줘"라고 하자 이번에는 조금 더 큰 글씨로 테일러의 미팅과 저녁 약속 일정이 냉장고 화면에 띄워졌다.
시력이 좋지 않은 테일러가 평소 휴대폰 설정을 '큰 글씨 모드'로 해놓은 것을 빅스비가 알아서 인지하고 이에 맞게 보다 큰 글씨가 보여주는 것이다.
이보나 삼성전자 DA사업부 CX인사이트 그룹장(상무)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열린 AI 가전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이전에는 계정을 바꿔야 나에게 맞는 대답을 했지만, 바뀐 빅스비가 목소리에 따라 사람을 인지하고 각각의 적합한 일정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한층 똑똑해진 AI 음성 비서 빅스비는 사용자 개개인의 목소리를 인식해 개인별로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자연스럽고 연속적인 대화가 가능해졌고 한 문장의 명령어로 여러 기기를 한 번에 제어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유통기한 임박한 식재료 알려줘"라고 하면 빅스비는 보관 기한이 임박한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레시피까지 제안하고 그에 맞는 조리 기기의 온도와 시간도 설정할 수 있다.
이 상무는 "AI 가전이 사용자를 이해하면서 알아서 한명 한명에게 맞춰 주는 초개인화된 경험을 지향한다"며 "공용으로 쓰는 가전이지만 개인화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홈 AI'는 빅스비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보안 설루션 녹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집안을 관리해주며 효율적인 가전 경험을 제공한다.
이 상무는 "가사 활동이 반복적이고 번거로운데 이런 활동을 간소화하고 자동화해서 더 쉽고 편리하게 가사 활동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또는 에어컨 등의 센서를 통해 집 안에 사람이 없다고 인식되면 로봇청소기가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우거나 에어컨이 자동 건조되는 등 소음이 발생하거나 시간이 걸리는 가전 관리 기능이 자동으로 동작한다.
가족이 없는 빈집에 움직임이 느껴지면 로봇청소기가 이동해 카메라로 집안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싱스가 보안 업체에 알림을 보내준다. 사용자가 인덕션을 끄는 것을 깜빡한 경우 로봇청소기가 사용자에게 다가와 알림을 주고 인덕션을 원격으로 제어하기도 한다.
이 상무는 "집안 기기들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맵뷰'로 가전이 다른 기기까지 컨트롤하는 능동적인 가전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크린 에브리웨어' 비전을 구현하는 2025년형 스크린 가전 신제품도 다수 선보였다.
32형 스크린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외에도 올해 신제품인 9형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7형 스크린을 각각 적용한 비스포크 AI 세탁기와 비스포크 AI 건조기 등이 대표적이다.
냉장고에 탑재된 스크린으로 아이가 있는 방의 온도를 조절하는 등의 통합 제어가 가능하고, 일정 관리나 날씨 검색, 요리 레시피 유튜브 감상 등의 편의 기능도 가능하다.
'AI 비전 인사이드'는 냉장고에 넣고 빼는 식재료를 내부 카메라가 자동 인식해 이미지 기반으로 식품 목록을 만들어준다. 브로콜리·사과 등 신선 식품 37종의 경우 식품 이미지와 이름을 자동으로 매칭할 수 있다.
이정주 삼성전자 DA사업부 경험기획그룹장(상무)은 "올해는 차별화된 AI 가전을 통해 삼성전자 '홈 AI' 리더십을 국내외에서 적극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 등도 스크린 탑재 가전을 잇달아 선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업체들의) 가전도 많이 따라오겠지만 스크린 가전에는 많은 기술이 접목돼야 한다"며 "다른 기기의 스크린은 그 기기 제어에 한정되지만 삼성전자는 가전을 다 연결하는 통합 제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삼성 스마트싱스는 현재 가입자 수가 3억7천만명을 넘었으며, 연동을 지원하는 파트너사 브랜드는 340여개다.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