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아레테 콰르텟 "실내악에도 관심 바라요"

연합뉴스 2025-01-06 17:00:13

"스포츠처럼 음악도 단체활동 중요…팀으로 다양한 매력 보여줄 것"

9일 신년음악회 등 네 차례 공연…"작곡가의 본질 알리는 연주"

인터뷰하는 아레테 콰르텟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인은 단체 활동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솔리스트 연주자뿐만 아니라 실내악단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현악 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한국에서 실내악단으로 활동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상주음악가 기자간담회에서 아레테 콰르텟의 맏형인 첼리스트 박성현(32)은 솔로 연주자가 아닌 팀으로 연주하는 현악 사중주단의 음악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학창 시절 농구 선수로 활동했다는 박성현은 "한국인들은 단체 운동을 좋아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도 유독 클래식 시장에서는 솔리스트 연주자들에게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실내악단이 팀으로서 들려줄 수 있는 음악도 굉장히 다양하고 신선하다"며 "팀으로서 다양한 매력과 음악을 보여주는 악단이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아레테 콰르텟

2020년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한 아레테 콰르텟은 박성현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28)과 박은중(24), 비올리스트 장윤선(30)으로 구성된 현악 사중주단이다. 현악 사중주단은 현악기인 바이올린(통상 2대)과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실내악단을 뜻한다.

이들은 데뷔 이듬해인 2021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2023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2024년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한국 실내악계의 차세대 선두 주자로 꼽혔다.

아레테 콰르텟은 체코와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 열린 굵직한 콩쿠르를 휩쓸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지만, 유럽에서의 활동은 아직도 녹록하지 않다고 했다. 현악 사중주 무대가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열리는 콩쿠르에 참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유럽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선 콩쿠르 참여를 많이 해야 하는데 비용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서 최대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아레테 콰르텟 연주

현악 사중주단으로는 처음으로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가 된 아레테 콰르텟은 오는 9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5월과 9월, 11월 등 올해만 총 네차례 연주회를 연다.

베토벤과 모차르트, 하이든, 브람스 등의 곡을 연주할 예정으로 이들 작곡가의 본질을 관객에게 알리는 공연을 하겠다는 각오다.

제1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전채안은 "팀명인 '아레테'는 그리스어로 '탁월함'이라는 뜻과 함께 '참된 목적'이란 의미도 있다"면서 "어떤 곡을 연주하든지 작곡가가 먼저 들리는 공연을 하고 싶다. 작곡가가 가진 탁월한 본질과 참된 목적에 중점을 두고 연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팀에 합류한 막내 박은중도 "9월 연주회에선 쇼스타코비치 등 작곡가 3명의 곡을 연주하는데 각자의 색채와 음악적 언어를 관객에게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연주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현악 사중주단에 모처럼 주어진 이번 기회를 실내악단에 대한 한국 클래식 팬들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바이올린의 고음과 첼로의 저음을 연계하는 역할을 하는 비올라의 장윤선은 "올해 펼쳐지는 네 차례 연주회가 실내악단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클래식 팬들의) 진입장벽을 없애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한국 관객이 실내악이란 장르의 참된 목적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레테 콰르텟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