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경찰, 공문 따르기 어렵다고 해"…與는 경찰청 항의방문
국수본 관계자 "경호처 현행범 체포 주장에 공수처가 난색"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김준태 최원정 기자 = 경찰이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의 집행 관련 업무를 경찰에 일임하겠다면서 발송한 공문에 법적 결함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공수처의 집행 요청을 그대로 따르기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오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국수본 관계자는 공수처 공문 내용은 직권남용 소지 등 법적 결함이 있어 따르기 힘들고, 체포영장 집행은 공조수사본부 틀 내에서 집행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법적결함 근거로 든 규정은 '구속영장은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사법경찰관리가 집행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81조와 그에 따른 수사준칙이었다고 한다.
기존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주체는 공수처 검사이고, 공수처와 공조본을 꾸린 경찰은 형사들을 보내 지원에 나서는 형태가 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의 체포 의지가 빈약한 상황에서 국수본이 체포 의지를 가진 것이냐"고 묻자, 국수본 관계자는 "공수처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 같으면 재이첩을 받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공수처 고위 관계자가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오늘은 영장집행 의지가 없다'는 뉘앙스로 말했다는 게 국수본 관계자의 전언이라고도 했다.
공수처가 성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국수본의 평가도 있었다고 한다.
국수본 관계자는 특히 1차 체포영장 집행 인력을 가로막던 경호처 관계자들을 현행범 체포하자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 공수처가 난색을 표했다고도 전했다.
공수처와 경찰 인력이 대통령 관저 내 1·2차 저지선을 뚫고 3차 저지선에 도달했을 당시 경호처 인력이 초기에는 많지 않아 체포가 가능했지만, 공수처가 시간끌기를 해 제압을 하지 못했다는 국수본의 설명도 있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당시 1·2차 저지선을 구성했던 경호·군 인력은 3차 저지선에 합류해 팔짱을 끼고는 200여명의 인간 띠를 만들어 벽처럼 늘어서며 공수처를 가로막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이 형사소송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수처는 전날 밤 9시께 국수본에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고, 국수본은 이날 오전 7시께 공문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의 별다른 상의 절차가 없었다는 게 국수본의 전언이다.
국민의힘 소속 행안위원들은 이날 오전 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이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며 (공수처에) 과도하게 협조하거나 오해받기 좋은 태도는 지양해달라"며 "정치적 편향성과 보신주의라는 오해를 받지 않고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수사에 임해달라"고 항의했다고 조은희 의원은 전했다.
이 직무대행은 '체포영장 집행 당일 경호처·대통령실 직원의 출입을 1시간 동안 막아 사실상 관저를 봉쇄했다'는 지적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