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흔적 남은 무안공항 활주로 기체 잔해 분류 분주

연합뉴스 2025-01-06 14:00:19

엔진 등 격납고로 옮겨 이물질 제거 뒤 정밀 조사

시민 추모 발길…철조망 앞에 놓인 면사포·꽃다발·편지 '애잔'

기체 잔해 옮기는 수습당국

(무안=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제주항공 참사 9일째를 맞은 6일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는 원인 규명의 단서가 될 기체 잔해를 분류하는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 등 20여명은 이날 오전 무안공항 활주로 담 바깥에 모아둔 사고기 잔해 일부를 활주로 내부로 옮기기 시작했다.

사고 충격이 컸던 탓에, 승객 의자 등 일부 잔해는 담장 밖 갈대밭까지 튕겨 나갔었다.

조사관들은 비가 내리는 동안 덮었던 방수포를 걷어낸 뒤 금속관 등 기체 내외부 파편을 트럭 두 대에 나눠 싣고 활주로 쪽으로 이동했다.

바닥에 미리 깔아둔 거대한 방수포 위에 잔해를 하역한 조사관들은 원인 규명의 단서가 될 수 있는 부품들을 분류한 뒤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조사관들은 특정 잔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기체 잔해 옮기는 관계자들

앞서 엔진 등 기체 잔해에 대한 대규모 수색을 마친 항철위는 잔해를 추가로 수거하고 있다.

공항 격납고에선 엔진 2개와 조종석 상부 패널 등 주요 부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이 들여다보이는 공항 외곽 철망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에 사는 40대 이모씨는 "사흘 전에도 왔는데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파 오늘 한 번 더 왔다"며 "희생자들이 부디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람에 날리는 추모 면사포

꽃다발과 면사포도 놓였다.

함께 놓인 편지에는 "○○아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 너 몫까지 열심히 살게. 나중에 천국에서 꼭 만나자"라고 적혀 있었다.

철조망에 붙은 메모지와 편지들은 전날 내린 비에 찢기거나 글씨가 번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했다.

새해를 맞아 누군가 놓고 간 떡국은 간밤 추위에 얼어붙고,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며 펼쳐놓은 성경도 젖어 있었다.

chase_are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