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원인' 노후 하수관, 신축성 보강재로 보수한다

연합뉴스 2025-01-06 13:00:16

건설연, 연성 하수관로 개보수 시 들뜸 현상 해결한 새 공법 개발

하수관로 부분 보수 공사 과정 개념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로 함몰(싱크홀) 현상의 주요 원인인 노후화된 하수관로의 개보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공법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노후화로 변형이 생긴 연성 하수관로 개보수를 위한 새로운 비굴착 보수공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노후화된 하수관로는 싱크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수관로에서 발생한 누수가 주변의 흙을 침식시켜 공간을 형성하고, 이로 인해 싱크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초반까지만 해도 노후 하수관로의 대부분이 콘크리트 등으로 만들어진 강성관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든 연성관 사용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연성관은 강성관과 달리 외압으로 관로 변형이 생길 확률이 높으면서도 보수는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의 보수 공법인 'CIPP 라이닝 공법'(기존 관 내부에 라이너를 삽입한 뒤 고온의 물이나 증기로 경화해 부풀림으로써 새로운 관을 형성하는 공법)을 적용하면 관로 변형 부분에 삽입된 라이너가 들뜨면서 개보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개선된 시공장비(오른쪽). 기존 장비보다 이격 거리가 균일하다.

건설연 환경연구본부 연구팀(팀장 유성수 박사)이 새롭게 개발한 '연성관 보강 라이닝 공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유리섬유 보강재에 아크릴섬유를 부착함으로써 보강재의 신축성을 20% 이상 향상시켰다.

신축성이 증가함에 따라 관로가 변형된 곳에서도 잘 부착돼 들뜸 문제가 해결된다.

연구팀은 보강재 부착에 필요한 시공 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이 시공 장비는 변형된 관로에서도 항상 중앙에 위치하고, 360도 동일한 압력이 가해지도록 설계돼 보강재가 관로에 잘 밀착되도록 돕는다.

연구팀 관계자는 "찌그러지는 등 변형이 심한 관로에서도 들뜸 현상 없이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하다" 소개했다.

나아가 최적의 적층 구조를 도출해 라이너의 굽힘 탄성률을 기존 대비 8배 이상 높였다.

이를 통해 기존의 CIPP 공법 대비 라이너 두께를 50%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관로의 용량 감소가 줄어들면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새로 개발한 연성관 보강라이닝 공법이 싱크홀 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