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투자자 553명 설문조사
증시 과열 경계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S&P 500 지수는 2023년 24.2%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도 AI(인공지능) 붐에 힘입어 23.3% 상승했다. 2년간 무려 58% 올랐다. 인터넷 붐이 일었던 1997~1998년(66% 상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S&P 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해 10조 달러가 불어났다. 다만 시총 상위 7개 종목을 제외하면 S&P 500 지수는 2년 전보다 24% 하락한 수준이 된다. 지수 상승이 초대형주에 의해 주도됐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18~31일 투자자 553명을 대상으로 벌인 자체 설문조사 결과, 61%가 올해 말 S&P 500 지수가 미국 경제 성장과 기업이익 증가에 힘입어 작년 말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가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올해 말 S&P 500 지수가 1년 전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29%였다.
10%는 작년 말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 달러화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51%가 관세 선호의 영향을 거론하면서 달러 가치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7%는 같은 이유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달러 가치를 내릴 것으로 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두고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반대로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판단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22%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달러화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말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대해선 57%가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협으로 작년 말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 반면 43%는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미국은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수개월 동안 지금 수준의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주식 투자를 피하는 게 현명할 수 있고, 반대로 불확실성이 낮아진다면 주식, 특히 소형주 투자가 가장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WSJ은 지난 40년간 '경제 정책 불확실성 지수'와 미국 대형주 펀드 등 각종 유형의 주식 및 채권 펀드들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경제 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경제', '정책', '불확실성' 단어를 포함한 신문 보도 수량을 집계해 산출한 지수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WSJ은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불확실성 지수가 낮아질 때 주식 투자 수익률이 더 좋았고 반대로 채권 투자 수익률은 불확실성 지수가 오를 때 더 나았다고 했다.
예컨대 미국 대형주 펀드들의 월간 수익률(평균치)을 보면 불확실성 지수가 75% 이상일 때는 1.42%로, 불확실성 지수가 25% 이하일 때의 1.52%에 비해 낮았다. 월간 0.1%포인트 차이지만 12개월로 따지면 1.2%포인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증시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1990년대 후반 닷컴 거품이 팽창하던 시기 이후 이처럼 고평가된 주식시장에 대해 걱정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UBS 글로벌 주식 전략가 앤드류 갈스웨이테는 지난달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1970년대 미국, 1980년대 일본, 1990년대 후반 닷컴 거품 붕괴를 예로 들면서 "거품 붕괴시 투자자들이 투자금의 80%를 잃는 경향이 있다"고 적었다.
UBS는 현재 시장에 거품 붕괴의 전제조건이 모두 존재하지만 아직은 '거품 영역'에 있지 않다면서 주가가 15~20% 추가 상승한다면 확실히 거품 영역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