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감정과 함께 살아가기…'악마와 함께 춤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팽목일기 = 고명석 지음.
2014년 4월 16일 아침. 인천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 직책을 맡고 있던 저자는 지휘부를 소집하는 전화를 받고 급박하게 청사 종합상황실로 갔다.
간부회의가 있었지만, 상황실에서 취합한 정보는 불명확했다. 배가 몇 t(톤)인지, 승선은 몇 명이나 했는지, 초동 조처는 했는지, 구조대는 출동했는지 등 주요 정보가 모두 불확실했다.
상황실 관계자들은 구조를 위해 함정을 출동시키고 민간 선박 지원도 요청했다. 해군과 해양 관련 기관에도 사고 소식을 전파했다. 보통 배가 기울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그처럼 큰 배가 심하게 기울거나 침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컸다. 일반적인 해양 사고라면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는 달랐다.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간 '팽목일기'는 세월호 사고를 조명한 책이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저자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이었고, 2014년 말, 세월호 사고 후속대책으로 설립된 국민안전처 대변인도 지냈다. 2017년 서해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세월호 미수습자 선체 수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저자는 그날의 비극을 꼼꼼히 되돌아보며 바다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그때를 들추어 다시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반성하고, 간직해야 한다. 그것이 아픔과 불편함을 동반한다 할지라도 그래야 한다. 앞으로 또 다른 세월호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식과감성. 284쪽.
▲ 악마와 함께 춤을 = 크리스타 K. 토마슨 지음. 한재호 옮김.
인간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한편에는 행복과 기쁨, 성취감 등 뿌듯하고 즐거운 감정들이 있다. 그 반대쪽에는 질투, 분노, 경멸 등 부정적인 감정들이 있다. 편안하고 즐겁게 살려면 전자의 비중이 커야 하지만, 후자에 휘둘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차오르고, 타인을 질투하기도 하며, 누군가의 불운을 보고는 쌤통이라 여기기도 한다. 그리고 감정의 파도가 한 차례 지나가고 나면, 그런 부정적 감정에 휩싸였던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렇게 자기 비하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부정적 감정은 삶이 빚어낸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순리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인간은 원하는 대로 감정을 선택할 수도 없다. 때론 사소한 것에 크게 분노하기도 하고, 큰 슬픔에 덤덤해지기도 한다.
저자는 그간 죄악시되던 나쁜 감정에 대한 논의를 펼치며 결국 감정 통제형 성인도, 감정 수양형 성인도 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흐름출판.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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