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목표주가 괴리율 47%…이차전지株 잿빛 전망에도 목표가는 2배↑
3개월째 '5만전자'인데 목표주가는 8만원대…증권사 '매도' 리포트는 0.1%뿐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기나긴 하락장 속에서도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실제 주가보다 5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최근 3개월간 목표주가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234곳의 목표주가 괴리율 평균은 지난 2일 종가 기준 46.9%다.
주가 괴리율은 목표주가 대비 실제 주가의 비율로, 괴리율이 47%라는 것은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보다 47% 높다는 의미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미래 실적, 향후 업황 전망 등을 기반으로 목표주가를 산정한다. 그래서 통상 주가 괴리율이 높으면 기업의 성장성 대비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해석이 나오곤 한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약 0.84배로 떨어지는 등 최근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부풀려있고, 그 결과 실제 주가와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우려, 유럽의 친환경 규제 완화 가능성 등 향후 업황을 둘러싼 겹겹의 악재에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의 목표주가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 코스모신소재[005070]의 주가 괴리율은 137.1%로 가장 컸다. 평균 목표주가는 11만9천500원에 달하지만 지난 2일 주가는 5만400원에 그친 결과다. 이튿날 주가가 10.71% 급등해 5만5천800원으로 올랐지만, 괴리율은 114.16%로 여전히 크다.
이와 함께 솔루스첨단소재(128.2%), 엘앤에프(110.14%), 한솔케미칼(106.12%), SK아이이테크놀로지(99.1%), POSCO홀딩스(98.44%) 등 괴리율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이차전지와 직·간접적 관련이 있었다.
이런 높은 괴리율은 신용평가업계가 올해 이차전지 업황에 대해 "실적이 2024년 수준의 저조한 모습이 지속될 전망"(한국기업평가), "수요둔화·과잉설비·정책 불확실성의 삼중고를 겪을 것"(한국신용평가) 등의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은 것과 대비된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목표주가 괴리율(2일)은 50.64%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간 제시된 목표주가 평균은 8만440원이다.
삼성증권(8만3천→7만4천원), 대신증권[003540](8만5천→7만8천원), 한국투자증권(8만3천→7만7천원) 등 최근 일부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추자 평균치도 낮아졌다.
다만 지난해 10월 10일부터 3개월 가까이 주가가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투자자에게는 목표주가가 높게 느껴질 법하다.
이외에 롯데케미칼[011170](103.86%),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83.99%), 롯데웰푸드[280360](75.93%), 롯데칠성[005300](66.41%), 롯데이노베이트[286940](57.22%) 등 롯데그룹주도 괴리율 상위 종목에 다수 올랐다.
목표주가뿐만 아니라 '매수' 의견이 일색인 증권사 리포트 역시 투자자 눈높이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공시한 국내 증권사 17곳의 '매도' 의견 비율은 0.1%에 불과했다. 신영증권[001720](0.7%), iM증권(0.7%), 하나증권(0.5%)을 제외하고 나머지 증권사는 '매도' 의견 비율이 0%였다.
'매수' 의견 비율은 평균 86%이고, '중립' 또는 '보유' 의견 비율은 8%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 전망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로드맵, 주주환원 계획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결정하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당장의 주가나 주가 흐름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기업 고객과의 관계, 인력 운용의 한계 등으로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책정하는 데 한계가 있어 투자자 신뢰를 얻지 못하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o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