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영국이 탄도미사일 등 공격 가능성에 취약하다고 보고 관련 지출을 늘리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나토가 올해 집단 방위 강화를 위해 동맹국 전력 요건을 업데이트해 발표하면서 영국에 미사일 방공 강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나토 계획 초안에는 영국이 지상 기반 방공(SBAD) 체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원자력발전소나 군사 기지 같은 핵심 국가기간시설을 방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 소식통들에 따르면 나토 동맹국 다수가 최근 유럽을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서 보호하는 데 영국이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전략적 국방 검토에 나섰으며 조지 로버트슨 전 나토 사무총장이 이끄는 검토 위원회도 영국의 미사일 방어망의 '구멍'을 깊이 우려한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군 내부자들에 따르면 해군은 탄도미사일 공격 방어를 위한 대체 구축함 자금 지원을 이번 국방 검토 결과에 포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이 매체가 인터뷰한 군 관계자와 국방 전문가 10여 명은 영국 안팎에 있는 영국군이 점점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이나 러시아가 예멘 후티 반군과 같은 '대리 세력'에 제공하는 탄도 미사일이 영국 해군함을 공격할 위험이 커졌고 무장세력이 키프로스 등의 영국군 기지를 공격하거나 중동 분쟁 지역의 무장 조직이 영국을 겨냥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고위 국방 소식통들은 "15년 내로 탄도미사일이 세계 어느 곳으로부터든 영국을 타격할 수 있다"며 커지는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영국은 수십년간 육해공을 막론하고 탄도미사일에 대한 방공에 투자하지 않아 취약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고위 소식통은 "영국 방공망이 아주 얇은 이유는 지난 30년간 아무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