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환경단체, '철새 이동로' 흑산공항 백지화 촉구

연합뉴스 2025-01-06 00:00:21

"흑산도와 홍도, 철새 80% 쉬어가…조류 충돌 확률 최고 0.1%"

흑산공항 조감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국내 최대 철새 이동 길목에 추진되는 흑산공항 건립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전남환경운동연합은 5일 성명을 내고 "국토교통부는 흑산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사고 직전 관제탑의 조류 충돌 경보가 있었고 생존자 증언 등을 볼 때도 조류 충돌이 참사의 1차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흑산도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포함된 데다가 흑산도와 홍도는 국내 철새 개체 80%가 쉬어가는 곳인 만큼 위험성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전국 14개 공항 중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발생률이 0.09%로 가장 높다는데 흑산공항의 조류 충돌 확률은 0.01∼0.1%로 무안과 비슷하거나 높을 걸로 예상된다"며 "연간 1만7천회 운항한다면 최대 17건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참사의 조류 충돌이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흑산공항에서도 조류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아 중대 사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환경단체들은 전했다.

환경단체는 "흑산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한국환경정책평가원, 국립생태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 등 환경부 산하 연구기관도 모두 '반대' 입장을 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국립공원 일부를 해제하고 공항 건설 계획이 심의를 통과했다"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93km 떨어진 흑산도는 여객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쾌속선으로도 2시간을 가야 한다.

흑산도 주민들은 파도가 높을 때는 쾌속선 운항이 힘들어 응급환자 대응 등을 위해 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