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잠정실적 발표 앞두고 삼성전자 실적 전망 줄하향
코스피 상장사 실적 눈높이도↓…에너지·조선 등 '꿈틀'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상장사들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연초부터 실적 시즌의 문을 여는 삼성전자[005930]의 실적 전망 하향이 잇따르면서 국내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다시 한번 억눌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눈높이가 이미 많이 내려온 만큼 시장은 실적 발표를 반등 기회로 삼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는 8조4천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에 기록한 2조8천247억원 대비 3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지만, 단순 증가 폭과 별개로 눈높이가 6개월 전보다 30% 이상 낮아진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오는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최근 일주일간 컨센서스 하향 폭이 7%를 웃도는 등 실적 전망 및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범위를 코스피 전체로 넓혀봐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3일 기준 증권사 3개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10곳의 영업이익 합은 39조6천531억원이다.
2023년 4분기 영업이익 합 19조7천942억원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지만, 비교군이 있는 87개 종목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이 16.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전망 후퇴는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의 약세장을 펼친 코스피의 하락 배경 중 하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에 2025년 코스피 기업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며 "당분간 한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실적 하향 조정이 상당 기간 이뤄지면서 조정폭이 안정되고 있는 데다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나면서 증시의 실적 민감도는 다소 낮아질 수 있다.
12월 수출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조를 보인 데다 이익 추정치 하향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돼있고, 에너지·유틸리티·조선·증권·헬스케어 등의 업종은 소폭이나마 상향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초 반도체 업황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이익 전망은 여전히 하향 압력이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시총 초대형 업종인 반도체 업종에서의 하향 영향이 크고, 여타 업종에서는 실적 반등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종가 기준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28% 하락을 선반영했다"며 "1분기 주식시장이 약세 본질을 완전히 타파하기는 어렵겠으나 약화 변곡점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