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로…"로봇산업 진출 의지 강해"
엔비디아·테슬라 등 빅테크,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글로벌 기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로봇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너도나도 로봇 사업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들 역시 로봇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말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도 신설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등 미래 로봇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할 예정이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기존에 지분 14.7%를 가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 지분을 35%로 늘려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콜옵션 행사를 두고 "콜옵션의 1차 행사 만료 기간이 2026년 3월, 2차는 2029년 3월이었던 점에 비춰볼 때 삼성전자의 로봇 산업 진출 의지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등과 함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서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결실을 보고 있다.
2021년 인수한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족보행 로봇 개 '스팟' 등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1월에는 2018년 사내 로보틱스랩 설립 후 자체 기술로 만든 첫 산업용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공개했다.
엑스블 숄더를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우선 공급한 뒤 내년부터 그룹 계열사와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분야로 판매처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상업용 로봇 사업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집중 육성 중이다.
경북 구미 LG 퓨쳐파크에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2017년 인천국제공항 안내 로봇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송, 방역 등 다양한 상업용 로봇을 선보여왔다.
최근에는 상업용 로봇에 더해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천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로봇에는 반도체, 광학, 통신, 소프트웨어, 기계공학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가 집약됐다. 또 제조업, 물류, 요식, 의료 등 상업용과 가정용에 이르기까지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로봇이 AI와 접목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필두로 로봇 시장에서 앞서 나가려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은 이미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올해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 컴퓨터의 최신 버전 '젯슨 토르'를 출시할 예정이다.
로봇에 들어가는 반도체부터 로봇 훈련에 쓰이는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설루션을 공급해 선도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2022년 9월 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시제품을 공개한 후 2026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빠르게 진척시키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에 나란히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로보틱스 분야는 글로벌 주요 제조국의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성장이 필연적"이라며 "2025년은 국내 제조 대기업들의 로보틱스 산업에 대한 추가 투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매우 높은 한 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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