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관저 인근집회 세 대결…"즉각 체포하라" vs "대통령 지켜라"(종합)

연합뉴스 2025-01-05 01:00:10

민주노총 철야집회에 尹지지단체 이동해 한곳에…양측 밤샘 예고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이영섭 최윤선 기자 = 새해 첫 주말인 4일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선 내란 혐의로 수사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놓고 대규모 찬반 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한남동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찬반 집회 간 거리도 가까워져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1시부터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러다가 대국본은 오후 4시 30분께 집회 장소를 광화문에서 한남동으로 갑자기 옮겼다.

연단에 선 전 목사는 "민주노총이 대통령 관저에 진입하려고 시도한다. 광화문 집회를 중지한다"며 지지자들에게 한남동으로 이동하라고 외쳤다.

경찰 비공식 추산 3만5천명의 집회 참가자가 썰물처럼 광화문을 빠져나갔다. 이들이 지하철과 버스 등을 타고 한남동으로 이동하면서 일대엔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민주노총과 촛불행동은 각각 한남초와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계속했고, 대국본은 민주노총에서 약 400m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저녁 7시를 넘어서자 민주노총과 대국본 집회에는 각각 최대 4만5천명, 3만8천명이 모였다. 한남동 일대는 "즉각 체포하라", "대통령을 지키자" 등 양측의 구호가 뒤섞였다. 양측 모두 이날 철야 집회를 예고했다.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린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

전날에도 철야 집회를 벌인 민주노총은 이날 낮 12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관저를 향해 행진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고, 경찰관을 폭행한 2명이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관저 앞 모든 차로에 자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한남대로(한남오거리∼북한남삼거리 구간)는 양방향 통제됐고, 한강진역을 통과하는 6호선 열차는 오후 5시 41분까지 20분간 무정차 통과했다.

뒤늦게 밀려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차선을 열어달라"고 외쳤다. 사회자는 지지자들에게 차로 안으로 들어오라고 유도하며 민주노총을 향해 "불법집회 해산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와 민주노총 조합원은 경찰이 '인간 띠'로 구축한 저지선과 기동대 버스를 사이에 두고 고성을 외치면서 대치했다.

용산경찰서는 민주노총에 도로 점거를 멈추라며 해산 경고 방송을 계속 내보내기도 했다.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린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