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의 '19금' 소설 창작기…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연합뉴스 2025-01-04 10:00:15

박지현·최시원·성동일 출연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불법 음란물을 단속하는 공무원 단비(박지현 분)는 동화 작가가 꿈이다. 동화 작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이다. 그가 공무원이 된 이유도 업무가 끝난 뒤 동화를 쓰기 위해서다.

그런 그가 출근하는 길에 성인 웹소설의 '대부' 황창섭(성동일)과 얽히게 되면서 '19금 웹소설'을 쓰기 위해 펜을 들게 된다.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청소년 보호팀에 발령받은 새내기 공무원이자 동화작가 지망생이 뜻하지 않게 '성로'(성인 로맨스)를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불법 음란물을 단속하는 공무원이자 동화를 써온 작가 지망생이 19금 웹소설 작가가 된다는 설정 자체가 먼저 관심을 끈다. 어울리지 않는 정체성이 서로 부딪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가 영화의 줄거리를 이룬다.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배우 박지현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단비 역을 맡았다. 코미디 장르에 처음 도전한 그는 또 다른 '청불'(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히든페이스'에서의 도발적인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박지현 외 탄탄한 출연자들이 눈에 띈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등을 통해 코믹 연기를 보여준 최시원이 단비의 직장 선배 '정석'으로 등장해 박지현과 호흡을 맞춘다. 코미디 연기의 대가인 성동일과 박철민도 나와 웃음을 책임진다.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다만 이야기는 촘촘하기보다는 성긴 편이다. 동화작가를 준비하며 어려움을 겪은 단비가 진정 원하는 바를 찾아가는 과정의 난관 등은 손쉽게 해소된다.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세부적인 설정도 적은 편이다. 상황 자체에서 오는 코믹함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에 기대 웃음을 끌어내는 면이 강하다. 웃음의 무기로 준비했을 법한 정석의 유리병 장면 등은 유효타를 안기지 못한다. 동화작가가 19금 소설을 쓴다는 흥미로운 설정에도 디테일의 부족은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연출은 '협상'(2018)으로 데뷔한 이종석 감독이 맡았다.

이 감독은 "'협상' 이후에 시나리오를 여러 개 썼는데 대부분 무거운 영화들이었다"며 "재밌는 영화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이 시나리오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8일 개봉. 109분. 청소년 관람 불가.

encounter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