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은 함께 보내야" 합동장례 기다리는 가족들

연합뉴스 2025-01-04 00:00:34

제주항공 참사, 남은 가족 수습 기다리며 장례 지연

슬픔을 나누는 국화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김혜인 기자 = 제주항공 참사 엿새째인 3일 희생자 179명 중 52명의 시신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지만, 일부 희생자들의 장례가 미뤄지고 있다.

가족이나 지인끼리 연말 패키지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가족 시신을 모두 수습한 후 합동 장례를 치르길 원하는 유족들이 상당수다.

유족들은 한 가족의 시신을 장례식장에 안치한 후에도 함께 희생된 다른 구성원이 돌아오길 기다리느라 장례식장과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을 오가며 애를 태우고 있다.

희생자 A씨의 경우 사고 하루 만인 지난달 30일 광주의 한 장례식장으로 안치됐지만, 함께 여행을 떠났던 배우자가 아직 수습되지 않아 유족들이 장례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B씨의 유족들도 가족 3명 중 B씨 아내와 자녀의 시신만 인도돼 일가족을 모두 수습하는 대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일가족 4명 중 아버지 C씨가 먼저 수습된 전남의 다른 장례식장에도 유족들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어머니와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팔순 기념 여행을 떠난 9명 대가족 역시 일부 가족의 시신이 수습되지 않아 장례 일정이 내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참사 엿새 만에 합동 장례가 진행되는 곳도 있었다.

전북 남원과 광주에서 두 쌍의 부부가 합동 장례를 치르고 있다.

광주에서는 모녀간 합동 장례가 이뤄지기도 했다.

경찰과 군, 소방 당국은 온전한 시신을 되찾아 장례를 치르길 바라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참사 현장에서 시신과 유류품을 수습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시신 인도와 유류품 등 관련해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위해 공항에 경찰 직원을 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달 29일 오전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전체 탑승자 181명 중 승객 175명과 조종사 2명, 승무원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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