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남편들에게 권하는 독박육아 체험기…'아빠가 된 어린왕자'

연합뉴스 2025-01-04 00:00:31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백세 엄마, 여든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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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아빠가 된 어린왕자 = 이대윤 지음.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아내를 대신해 이른바 '독박 육아'에 나선 경험을 엮었다. 하루 12시간 넘게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며 녹초가 된 저자는 아이의 낮잠이 성장뿐만 아니라 양육자의 체력을 회복시키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도 충전시키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어른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를 돌보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지만 아이의 뽀뽀 한 번에 큰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초보 아빠로서 좌충우돌하는 사이에 둘째가 태어나고 이후 부부는 한 명을 더 낳아 저자는 아이 셋을 돌보는 아빠가 된다.

독박 육아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한 그는 출산 후 일터를 떠나 전업으로 아이를 돌보는 이 시대 엄마들의 마음을 대신 전하고자 한다.

"특히 남편들이 꼭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저도 평생 공감하지 못했을 아내의 마음을 체화하며 남긴 글들이기에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남편들에게 간접 경험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읽고쓰기연구소.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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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 = 정영민 지음.

태어날 때 앓은 황달로 인해 뇌 병변 장애를 지닌 저자가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 운동과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생활인으로서의 일상을 소개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싫어하거나 불편하게 여기는 급우들이 있었지만, 특수학교 대신 일반 학교 진학을 선택했던 경험을 들려준다. 또 일터에서 장애인에게는 책임 있는 자리를 좀처럼 주지 않는 현실에서 느끼는 좌절감을 고백하며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다.

걸음걸이와 왼손 사용이 비장애인과 차이를 보이는 저자는 장애를 일종의 불편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며 장애 역시 개인의 몸이 지닌 일종의 고유성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장애 당사자는 장애가 있는 몸 사용법을 배우며 감각을 기른다. 장애가 있는 몸이 불편할 거라는 건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또한 당사자가 아니면 그 누구도 그 사람의 몸을 경험해 볼 수 없다. 그렇기에 내 몸이 갖는 고유한 감각은 장애 유무와 상관이 없다."

남해의봄날.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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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세 엄마, 여든 아들 = 박상철 지음.

건강·노화 분야 전문가이며 의사인 저자가 서울을 비롯한 타지에서 지내다가 5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 홀로 남은 아흔 살 노모와 함께 생활한 경험을 써냈다.

저자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어머니로부터 "너 아직도 술 마시고 다니냐", "너는 하는 짓거리가 왜 네 애비하고 꼭 같냐"라는 꾸중을 듣기도 하며 변함없는 자식 사랑을 실감한다.

저자의 부모 세대가 겪은 한국 전쟁 전후의 시대상도 책에 담겨 있다.

맞선 상대가 몸살로 나오지 못하게 되자 중매인이 급하게 대타로 내보낸 여고 졸업반 학생(저자의 어머니)과 저자의 아버지가 맞선 일주일 만에 혼례를 올린 사연 등을 통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

시공사. 300쪽.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