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타는 냄새나더니 순식간에…" 폭탄 맞은듯 처참한 화재건물

연합뉴스 2025-01-04 00:00:28

불난 BYC빌딩 인근 야탑역 광장에 한때 임시응급환자 분류소도 설치

성남 야탑동 복합건축물 화재 진화작업 하는 소방관들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2층 조리실에 있는데 전기 타는 냄새가 나더니 몇분도 안 돼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차드라니까. 그래서 빨리 손님들과 함께 대피했죠."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의 복합상가건물인 BYC 빌딩 화재 현장은 폭격을 맞은 듯 외벽이 그을리고 유리창은 상당수가 깨져서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오후 5시 30분께 화재 현장은 화재 발생 1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메케한 냄새가 건물 주변을 휘감고 있었다.

건물 정면과 측면에는 소방대의 사다리차 3대가 옥상까지 연결돼 있었고, 건물 옥상에서는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들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건물 정면은 비교적 검은 그을림이 적었지만, 건물 뒤쪽 외벽은 완전히 검게 그을려 폭격을 맞은 듯 처참했다.

성남 야탑동 복합건축물 화재 진화작업 하는 소방관들

지상 8개층 유리창은 소방대가 진압 및 구조작업 과정에서 연기 배출을 위해 깬 듯 상당수가 부서져 있었다.

오후 6시 무렵 화재 난 건물 옆 야탑역 광장에는 환자 임시 응급환자 분류소가 차려져 건물 내부에서 구조된 30여명이 이곳으로 옮겨졌다.

보건소와 분당서울대병원 등 의료진들은 구조된 시민들의 생체 징후가 안정적인지, 보행은 가능한지, 의식이 있는지 등 외형적 몸 상태를 살폈다.

외관상 생체 징후가 안 좋은 것으로 판단되면 혈압, 맥박, 호흡 등을 추가로 체크하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나온 한 의료진은 "응급환자는 없고 상당수가 연기흡입에 따른 비응급 환자로 파악됐다"며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상태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남 야탑동 복합건축물 화재 현장

지하 1층 수영장에서 강습받다가 대피한 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은 "선생님이 물 밖으로 나와 탈의실로 가라고 해 급히 옷 갈아입고 선생님들과 함께 지하 5층 기계실로 가 대피했었다"라며 "한참 있으니까 소방대원들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단을 통해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검은 연기 때문에 손으로 입을 막고 나왔다"며 아찔했던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이후 옥상에 대피해 있던 시민 100여명이 소방대원들의 안내로 계단을 통해 속속 야탑역 광장 응급환자 분류소가 합류했다.

해가 지면서 날씨가 추워지자 소방 구급대와 의료진들은 구조된 시민들이 추위를 피하도록 실내 공간인 야탑역 지하 역사로 자리를 옮기도록 조치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내에 다수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인명피해를 우려해 오후 4시 43분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그리고 장비 84대와 인력 268명을 동원한 진화에 나서 오후 5시 17분 초진을 한 데 이어 화재 발생 1시간 10여분 만인 오후 6시 1분께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 30분 현재 대응 1단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추가로 건물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앞서 4차례에 걸친 수색을 했으나, 혹시 모를 고립·부상자를 찾아내기 위해서다.

집계된 부상자는 총 130여명이나 모두 단순 연기흡입 등으로 인한 경상으로 분류됐다.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수습을 완전히 마치는 대로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야탑동 한 복합건축물 화재현장에 대기중인 구급차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