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리본 달고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애도…"안전한 사회구현 노력"
"외환위기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위기 극복 굳은 다짐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강태우 기자 =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안 쓸 수 없는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 끝자락에 우리는 큰 슬픔을 마주했습니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조심스럽게 인사말의 운을 뗐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매년 연초에 경제인과 정부, 정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경제의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다.
예년에는 참석자들이 활기차게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누며 희망찬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어수선한 와중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 중 열린 행사는 상당히 엄숙하고 차분했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참석자 600여명은 무거운 표정으로 행사장에 속속 등장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온 참석자들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검은색 리본을 달고 행사장에 입장했다.
행사도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묵념하는 애도의 시간을 가지며 시작했다.
최태원 회장은 "여객기 사고로 인한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소방관, 경찰관, 의료진들의 헌신과 노고에도 감사를 드리며, 경제계도 안전한 사회구현을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상목 권한대행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사고 수습과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나라 분위기가 가라앉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도 경제인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에 대한 의지만큼은 굳게 다졌다.
고난을 기적으로 바꾼 DNA를 토대로 기업을 필두로 모든 경제 주체가 힘을 모아 노력하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은 "우리는 외환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을 갖고 있다"며 "국가와 국민, 기업이 혼신의 힘을 모아 협력하고 혁신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도 "여러 도전과 위기를 직면하고 있지만 서로 연대하고 협력한다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마지막에 참석자들은 민생, 도약, 성장, 희망, 혁신 등 새해 소망 키워드가 담은 등불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경제인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는 의미로 푸른 매듭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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