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도 최상목 공개 지지 "경제 시스템 정상화 지원할 것"

연합뉴스 2025-01-04 00:00:16

이창용 거듭 엄호 "어려운 결정 덕에…정치·경제 분리 인식 마련"

범금융 신년인사회…금융정책 수장들 "올해 불확실성 크다"

2025년 범금융 신년인사회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준서 임수정 민선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까지 주요 경제 수장들이 공개적으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한은 총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금융감독원도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경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 가계부채 관리 등 최대한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서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돼온 이 원장은 사전 배포한 원고에는 없던 내용을 현장에서 이처럼 추가해서 말했다.

이창용 총재 역시 이날 신년사에서 "최 권한대행께서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해주셔서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 움직일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더라도 경제만큼은 안정적으로 간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금융권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 총재는 전날에도 신년 인사차 기자실을 방문해서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을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강력히 두둔했다.

그는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국무위원들을 향해서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에 관해선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고려할 점이 많다"며 "어떤 확정된 방향을 잡고 가기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일명 'F4' 회의)에 참석하는 금융 정책 수장들은 공통으로 그 어느 해보다 커진 불확실성 속에서 '금융 안정'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대독한 신년사에서 "국내 정치 상황, 미국 신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금융 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모습"이라며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 대응해서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우리 경제·금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엇보다 대외 신인도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고 자본시장 선진화에 더욱 힘쓰겠다"며 "금융권도 충당금 확충 등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결정하는 등 시장 상황에 차분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인 한 분 한 분이 외국인 투자자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한국 경제의 건전성을 알리는 민간 국제 금융 협력대사 역할을 해달라"며 "지난달 은행권에서 마련한 6천억∼7천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지원 방안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시행해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건전성과 유동성을 바탕으로 금융이 이번 어려움을 이겨내는 우리 경제의 보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위기를 언급하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이날 "대내외 환경의 급변에도 우리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도록 손실 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위기 대응 역량 강화에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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