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韓전역·日일부지역 타격 가능…막대한 피해 능력"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의 '노동 1호'에도 주목, 그 위협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미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미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 수석연구원 브랜든 J. 와이커트는 2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1980년대 처음 개발된 노동 1호는 현대 북한 미사일 중 최신 무기는 아니다. 그러나 노동 1호는 주변국에 중대한 위협으로, 외교 협상에서 북한의 강력한 협상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게 와이커트 연구원 주장의 취지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 확대는 주변국과 미국에 점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십년간 서방과 북한이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상황에서, 북한과 보다 안정적인 외교관계를 구축하고자 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노력은 기념비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와이커트 연구원은 주목할 만한 북한 미사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노동 1호로 알려진 '화성 7호'를 꼽았다.
서방에서 노동 1호의 정확도는 여전히 논쟁 중인 사안이다. 많은 서방 전문가는 그 원형공산오차(CEP)를 1∼2마일로 정확도가 높지 않다고 본다. 그는 그러나 이는 모두 추정치에 불과한 것으로, 대북 정보 수집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와이커트 연구원은 노동 1호가 한국 전역과 일본 일부 지역을 타격할 수 있으며, 북한에 재래식 공격뿐만 아니라 핵 공격으로 주변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또 북한 미사일 기술은 시험발사 때마다 나아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과 역내 협력국들에 대한 북한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 1호가 북한에 외교 자산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군에 중요한 전략적 우위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후 나온 화성 시리즈 미사일들이 노동 1호의 역량을 가릴 가능성이 크다고도 짚었다.
노동 1호는 북한이 주변 경쟁국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특히 유용하며, 노동 시스템이 대량으로 존재하면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 경쟁국들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북한과 주변국 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은 노동 미사일로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와이커트 연구원은 이와 함께 노동 1호는 최소한 향후 10년간 성능을 개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출범 후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전에 북한과 좋았던 관계를 되살리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과 재개되는 협상에서 핵심 요소는 군비 통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봤다. 알려진 대로 노동 1호 100기가 여전히 운용 중이라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새로운 시스템이 아닌 노동 1호 시스템에 집중해서 협상해야 한다고 그는 주문했다.
그는 노동 1호가 북한 무기고에서 가장 발전된 탄도 미사일도 아니라는 사실은 새 트럼프 정부에서 군비통제 협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미국의 대북정책이 잘못되면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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