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구조…"마을 오가는 차만 쳐다봐·보호자 정해질 때까지 임시보호"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마을로 오가는 차량을 지켜보고 있더라고요. 며칠 동안 주인을 기다린 것 같았어요."
동물권 단체 '케어'의 활동가 박소연(54) 씨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푸딩이'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가족'을 잃은 반려견 푸딩이가 동물권 단체에 구조됐다.
박 활동가는 이틀 전 전남 영광군의 한 마을에서 쓸쓸히 떠돌던 푸딩이를 구조했다.
푸딩이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최고령자인 80세 A씨가 키우는 반려견이었다.
A씨는 가족 8명과 함께 팔순 축하 해외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박 활동가는 참사 직후 온라인을 통해 A씨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홀로 남은 푸딩이와 관련한 다수의 제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마을회관 앞에 강아지 한마리가 우두커니 앉아 차들이 들어오는 걸 보고 있었어요. 자세히 살펴보니 한쪽 눈에 점이 있는 게 딱 푸딩이라는 걸 알아봤죠. 마을에 돌아다니는 다른 개들은 사람을 피하거나 자기들끼리 놀았는데, 푸딩이 혼자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박 활동가는 "차에서 내리자 푸딩이가 곧장 반가운 듯이 달려왔지만 자기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휙 도망갔다"며 "(가족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바로 내려온 것을 보면 며칠 동안 주인을 기다린 것 같았다"고 했다.
케어 측은 유족과 협의해 향후 보호자가 정해질 때까지 푸딩이를 임시 보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푸딩이는 건강 검진을 받았고 현재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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