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의 지난해 박스오피스 매출이 전년 대비 4분의 1이 줄어들었다고 1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화업계 매출은 내수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만큼 중국 경기의 침체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중국영화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영화 흥행수입은 425억위안(8조5천53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549억1천500만 위안보다 22.6%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4% 적다.
이 가운데 자국산 영화의 흥행수입은 334억4천만위안으로 전년도의 460억5천만위안에서 27.4% 급감했다.
은둔형 외톨이 여성이 복싱에 도전하면서 인생을 바꿔나가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 영화 '맵고 뜨겁게'(영어명 YOLO)와, 아들을 유능한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재산을 숨기고 가난한 동네에서 사는 부유한 부모의 좌충우돌을 그린 '인형뽑기'(영어명 Successor) 등 중국 영화들이 크게 흥행했지만 코로나19 이후 2년 연속 박스오피스 수입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로이터는 장편영화 수 감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경쟁, 경제 둔화 등이 작년 중국 영화 시장 부진이 원인이라며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영화 업계가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제작된 장편영화는 총 612편으로 전년도(792편) 대비 22.7% 감소했다. 중국 도시지역 극장 관객 수도 2023년 12억9천900만명에서 지난해 10억1천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 국내 영화가 흔들리는 가운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각각 흥행수입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
중국산 영화의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2022년 엄격한 제한 조치로 영화 제작에 차질을 빚어졌던 여파가 이어지면서 영화업계의 투자와 제작 능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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