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띠' 현대모비스 박무빈 "뱀의 해에 좋은 기운 불어넣을게요"

연합뉴스 2025-01-02 00:00:39

현대모비스의 박무빈

(울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2년차 가드 '뱀띠' 박무빈이 2025년을 맞이하는 경기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뱀의 해'를 힘차게 시작했다.

박무빈은 지난해 12월 3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정규리그 '농구영신' 경기에서 3점 슛 2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 17점을 넣고 어시스트도 6개를 기록하며 현대모비스의 88-81 승리에 앞장섰다.

1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은 그는 현대모비스가 83-81로 바짝 쫓기던 4쿼터 종료 1분 2초 전 돌파에 이은 점퍼로 격차를 벌리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과감한 움직임으로 만들어 낸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박무빈은 "똑같이 가스공사에 이겼지만 원정이었던 2023년 농구영신과 달리 이번엔 홈에서 승리해 기분이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막판 득점에 대해 그는 "클러치 타임에 중용되는 게 선수로서 감사하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는 긴장해도 저는 편안하기 때문에 즐기면서 자신 있게,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이 마지막에 득점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프로 첫 시즌인 2023-2024시즌 부상으로 데뷔전이 늦어졌음에도 32경기를 소화하며 9.1점, 3.2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남겼던 박무빈은 이번 시즌엔 23경기 평균 21분 57초를 뛰며 6.8점, 2.6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수치로 보이는 성적은 다소 주춤하지만, 주변의 평가는 다르다.

조동현 감독은 "박무빈은 지난여름 비시즌을 힘들게 보낸 선수 중 하나다. 두 달 휴가 중 한 달은 반납하고 다른 어린 선수들과 체력부터 다졌다"면서 "그런 것이 쌓이면서 지난 시즌보다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저는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밸런스 유지를 중요시하는데, 그런 면에서 박무빈은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좋아졌다"면서 "경기만 내보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노력도 쌓여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켜'

지난 시즌과 달리 자잘한 부상이 없어서 자신감이 올라갔다는 박무빈은 "눈에 보이는 수치가 떨어져서 신경 쓰며 연습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선수로서 어려운 것이 저는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팀이 잘 나가는 상황이다. 개인으로도 발전해 팀의 상승세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감독, 코치님께 조언을 구하고, 스스로 많이 생각하며 저도 잘하면서 팀도 이기는 방향으로 노력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2001년생으로 뱀띠인 박무빈에게 을사년(乙巳年)인 2025년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박무빈은 "생각을 안 하고 있을 때는 그냥 넘어갔을지 모르겠지만, 알고 나니 농구영신 승리도 그 기운 덕분 아닌가 싶더라"면서 "2년 차에 팀이 높은 순위에 올라 있는 만큼 뱀띠인 제가 좋은 기운을 계속 불어넣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동갑이자 2023년 드래프트 동기인 유기상(LG)은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된다.

유기상이 신인상을 받거나 올스타 투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며 자극받았느냐는 질문에 박무빈은 "그럼요"라고 '쿨하게' 답했다.

그는 "기상이와 서로 친하고 자주 연락하는 좋은 관계다. 신인상도, 올스타 1위도 축하할 일"이라면서 "저도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하고, 만났을 때 서로 열심히 하면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새해에도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