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사단 활동 이틀째…제주항공 사고기 잔해 직접 살펴

연합뉴스 2025-01-02 00:00:24

사고 기체 엔진·잔해 상태 육안 조사…조류 충돌 여부 확인할 듯

사고기 파편 살피는 미 조사단

(무안=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제주항공 참사 현장을 찾은 미국 조사단이 조사 이틀째인 1일 사고 기체 직접 조사에 돌입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국(FAA), 보잉사 관계자 등 합동 조사단은 이날 오후 3시께 투입돼 사고기 잔해를 유심히 살폈다.

3∼5명씩 팀을 나눈 이들은 활주로 밖에 놓인 사고 기체 파편을 조사하고, 임시로 마련된 지지대를 잡고 후미만 남은 기체 내외부를 살폈다.

조사팀은 이날 1시간가량 엔진과 기체 잔해 상태와 깃털, 혈흔 등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흔적에 대한 육안 조사를 중점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사고조사관과 함께 널브러진 잔해를 일일이 확인하고, 일부 파편은 들어 올려 뒷면을 살피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국 측 한 관계자는 굳은 표정으로 어딘가로 전화하거나, 황급히 동료를 불러 파손 부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논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합동조사단이 사고 기체에 직접 접근해 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전날 오후 2시 25분께 첫 현장 조사를 진행했지만, 30여분간 사고 현장 부근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만을 살폈다.

사고기 파편 살피는 미 조사단

참사 당시 사고기는 비행기 바퀴인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한 채 동체 착륙을 하면서 활주로 위를 미끄러지다가 활주로 끝단에서 약 264m 떨어진 콘크리트 구조물, 로컬라이저와 충돌한 뒤 반파돼 화염에 휩싸였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안전하게 착륙하도록 돕는 필수 시설이지만, 이번 참사에서는 많은 인명피해를 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사팀 상당수 인원이 이날도 지상 위 약 4m 정도 돌출된 로컬라이저 위에 오르내리며 현황을 파악하기 분주했다.

둑 형태로 흙을 쌓아 올리고 내부를 콘크리트로 보강한 로컬라이저 구조물의 사진을 찍는 조사단원도 눈에 띄었다.

미국 측은 조사 이틀째인 이날 사고의 심각성과 신속한 다각도 조사의 필요성을 고려해 조사팀 규모를 늘렸다.

항철위 사고조사관 12명, NTSB 3명, FAA 1명, 보잉 6명 등 22명이 현장 합동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사고기 파편 살피는 미 조사단

경찰과 소방 등 합동 감식팀은 미국 측 조사와 별개로 활주로 밖 철조망 인근에서 승객 유해 일부, 유류품 수색을 지속했다.

감식팀은 그동안 보존 상태였던 활주로 밖 좌석 시트 등 사고 기체 파편에서도 머리카락 등 유해 수습을 적극적으로 이어갔다.

한 수색 관계자는 "미국 측 조사와 감식팀 수색이 같이 진행되고 있다"며 "저희는 사망자분들의 유해를 조금이라도 더 찾아서 전달해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coo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