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희생자 친지·자원봉사자들 "잘 이겨내고…안전기원"

연합뉴스 2025-01-02 00:00:24

무안공항 새해 첫 일출

(무안=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제주항공 참사 발생 나흘째이자 2025년의 첫날인 1일 무안국제공항에도 새해 바람이 생겨났다.

무안공항에서 상주하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지원에 나선 공무원까지 위로와 함께 새해 희망을 조심스레 꺼냈다.

소중한 가족을 보낸 지 나흘이 지났지만, 장례를 치르지 못해 애통해하는 유가족에게 희생자 친지들이 찾아와 함께 애도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유족 쉘터(임시 텐트)를 찾은 한 사람은 유가족의 손을 붙잡고 "잘 살고, 잘 이겨내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무안공항 현장에서 유가족을 지원하는 이들은 새해 바람으로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세상을 기원했다.

이날 무안공항을 청소하고 유가족을 돕던 자원봉사자 박성순(76) 씨는 "계엄이니, 탄핵이니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 이런 참사까지 일어나니 온 국민이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국민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가족의 곁을 밤낮으로 지키며 지원하는 공무원도 무탈한 한해를 바랐다.

익명을 요청한 한 공무원은 "다른 사고 현장에도 종종 출장을 가 유가족들을 만나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며 "2살 된 아들이 있는데 새해에는 가족을 비롯한 모두가 건강하고 무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 때마다 현장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한 소방대원도 "누구 하나 다치지 않고 안전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신 수습 등 지원에 나선 의료인도 짧은 소망을 전했다.

공항 청사 1층에서 의료 지원을 하던 최운창 전남도 의사회장은 "사직한 전공의까지 나서 유가족들의 시신 수습과 상담에 전념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이 의료진들의 도움으로 얼른 회복했으면 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부터 공항 청사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도 유가족에게 위로를 건네며 새해를 소망했다.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마치고 나오던 정남기(41) 씨는 "가족을 잃은 슬픔이 금방 털어지지 않겠지만 올 한해 꼭 기운을 차리고 일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