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 기대감에…스테이블 코인 시총 300조원

연합뉴스 2025-01-02 00:00:18

비자·페이팔 등 제도권 금융기업도 투자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1위 테더 로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스테이블 코인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도권 금융기업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이정표를 세웠지만 많은 금융기업이 스테이블 코인에 더 집중했다고 1일 보도했다.

비자·페이팔·스트라이프 등이 스테이블 코인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가치를 달러 등 실물자산에 고정(연동)되도록 설계해 일반 가상화폐보다 안정적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2020년 6월 110억달러(약 16조원) 수준이던 전체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은 2022년 한때 1천800억달러(약 265조원)를 넘겼지만, 이후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자매 코인 루나 폭락 여파 등으로 고전한 바 있다.

하지만 '친(親) 가상화폐 대통령'을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 호재 등에 힘입어 시가총액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 자산 대부분은 미 국채인 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제도권 스테이블 코인 확대를 통해 미 국채 매입을 촉진하고 달러 지배력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스테이블 코인은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으며, 달러 가치와 연동해 세계적으로 실제 무역대금 결제 등에 사용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정보제공업체 디파이라마를 보면 스테이블 코인 시총 합계는 지난달 처음으로 2천억 달러(약 294조원)를 넘겼고 한때 2천50억 달러(약 301조원)에 근접했다.

디지털자산 벤처업체 드래곤플라이의 롭 해딕은 세계적 대기업들이 임금 지급, 무역, 송금 등에 스테이블 코인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현재의 은행시스템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실패율이 높은데 이를 우회하려는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 기업 비자는 은행들이 스테이블 코인 등을 발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출시했고, 페이팔은 이미 자체 스테이블 코인(PYUSD)을 발행한 상태다.

영국 인터넷전문은행 레볼루트도 자체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며, 결제업체 스트라이프는 스테이블 코인 거래에 특화된 핀테크 플랫폼을 인수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매출원을 만들 수 있으며,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비용을 줄이고 거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하다.

2022년 테라USD·루나 폭락 당시 테라USD 1개당 가격을 1달러로 고정한 시스템이 깨지면서 한때 410억 달러(약 60조원)에 이르렀던 루나 시총이 사라진 바 있다.

현재도 미국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관할할 통일된 연방 규제기구가 없는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