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먹고 서둘러 와"…새해 첫날 경기 분향소 조문 이어져(종합)

연합뉴스 2025-01-01 16:00:10

일가족 4명 희생된 오산시 비롯해 각 지자체 분향소 시민 발길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새해 첫날인 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경기지역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오산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980명의 시민이 찾아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저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애도했다.

추모객 발길 이어지는 제주항공 사고 수원역 분향소

이번 참사로 인해 오산시에서는 엄마와 10대 두 딸, 초등학생 막내아들 등 일가족 4명이 희생됐다.

이 가족은 전남 영광에 사는 외할아버지의 팔순을 기념해 다른 가족들과 함께 태국 여행을 다녀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산 분향소에는 설치 첫날인 지난달 30일 354명, 31일 1천302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오산시 관계자는 "오산은 물론 인근인 화성 동탄 등지에서도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져 현재까지 누적 조문객이 2천600명을 넘어섰다"며 "국가 애도 기간인 오는 4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인데, 추가 운영 여부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 본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조문을 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인접한 도시인 수원시청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이 방문해 분향소 제단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아버지와 함께 조문한 회사원 김모(21)씨는 "새해가 밝았지만,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슬픔이 밀려와 울적해진다"면서 "도저히 집 안에 있을 수가 없어서 떡국 한 그릇 먹고 합동분향소에 서둘러 왔다"고 했다.

추모객 발길 이어지는 제주항공 사고 수원역 분향소

분향소에는 김씨처럼 가족과 함께 오거나 홀로 조문하는 시민들이 다수 보였다.

분향소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시청 관계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 여러분이 한두 분씩 오셔서 고인을 위로하고 가셨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분이 오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수원역 로비 인근과 의정부역 광장에 각각 설치한 합동분향소 역시 조문을 하려는 시민이 많았다.

분향소에 들어온 시민들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휴일이다 보니 혼잡한 정도는 아니지만, 역사를 오가던 시민들이 분향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문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운영을 시작한 수원역과 의정부역 합동분향소에는 운영 첫날 각각 1천131명, 615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수원시청 합동분향소

경기도 관계자는 "휴일임에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희생자 중에는 경기도민도 포함돼 있어 국가 애도 기간 이후인 10일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경기도 내에는 수원역과 의정부역 합동분향소, 14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분향소 16곳, 그리고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분향소 등이 설치돼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중 경기도민은 모두 5명이다.

k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