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 건강하길"…차분함 속 새해 두손 모아 소망 기원

연합뉴스 2025-01-01 10:00:18

동해안 해맞이객 북적, 강릉∼부산 ITX 첫 열차서도 일출 감상

경포해변 새해 첫 일출

(강릉·양양=연합뉴스) 양지웅 박영서 류호준 기자 = "올해도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주세요."

'푸른 뱀의 해'인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이한 1일 강원 동해안 해맞이명소를 찾은 관광객들은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첫 태양을 바라보며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이 지정됨에 따라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되면서 해맞이객들은 평소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강릉 경포해변과 정동진해변, 속초해변, 양양 하조대, 동해 망상해변 등에는 이른 새벽부터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모여든 인파와 차량으로 북적였다.

경찰과 주민 봉사단은 좁은 해안도로에 차량과 인파가 섞이지 않도록 경광봉을 흔들며 질서를 유지하느라 분주했다.

일출 명소로 알려진 양양 하조대 정자는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벼 많은 일출객이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오전 7시 39분께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손톱만큼 올라오자 해맞이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구름이 다소 많은 것이라는 일기예보와 달리 수평선에는 구름이 끼지 않고 맑아 이곳을 찾은 이들은 바다 위에 태양이 그리스 알파벳 오메가(Ω) 모양으로 떠오르는 일명 '오메가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전날 부천에서 가족들과 함께 양양을 찾은 최현숙(57)씨는 "해를 보며 가족들의 건강, 특히 편찮으신 어머니의 건강을 빌었다"며 "강원도라고 해서 잔뜩 껴입고 왔는데 날씨까지 따뜻해 더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힘차게 떠오르는 을사년 새해

이날부터 동해 중부선인 삼척∼포항 구간 개통으로 강릉에서 부산까지 환승 없이 열차로 달릴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차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한 해맞이객들은 이색 경험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해맞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이날 오전 5시 28분께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첫차를 예매한 승객도 있었다.

일출이 한창이던 오전 7시 30분께 열차는 울진∼영덕 구간을 지났고, 창문 너머로는 선명한 동해안 일출이 보였다.

이인서(25·강릉시)씨는 "동해선 개통으로 난생 첫 부산 여행을 가는 길"이라며 "해 뜨는 모습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기차를 탄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 들고 '인증 사진'을 남기는데 여념이 없었다.

김계선(68·삼척시)씨는 "고향 사람들과 총 10명이 함께 기차에 탔다"며 "기차에서 일출을 난생처음 보는데 매우 색다른 경험"이라고 기뻐했다.

기차에서 맞이한 새해 첫 일출

conan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