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기념해 아버지와 고등학생 두 아들 여행갔다가 사고
(화순=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새해 첫날 여행에서 있었던 일을 나누며 즐겁게 새해를 맞이해야 할 삼부자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다.
1일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인 A씨가 안치된 전남 화순의 한 장례식장에는 반나절이 지나도록 빈소가 차려지지 않았다.
함께 사고를 당한 두 아들의 시신이 운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아들의 대학 입학을 기념하기 위해 두 아들과 함께 방콕 여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른 아침 넓은 장례식장에는 친척들 십여명만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친척들은 새해 장례식장에 모여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대체 무슨 이런 일이…'를 조용히 되뇌기도 했다.
그 앞 추모객을 안내하기 위해 설치된 모니터에는 세 부자의 이름이 국화꽃 한 송이와 함께 나란히 올라 있었다.
발인 날짜도, 상주의 이름도 명시돼있지 않았다.
빈소는 A씨보다 늦게 신원이 확인된 아들들의 시신이 다 수습된 후에야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무안국제공항에 머무르던 A씨 아내는 사고가 난 지 이틀이 지나도록 아들들의 시신이 확인되지 않자 오열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방문하자 A씨 아내는 나 의원에게 "우리 아들 좀 찾아달라. 남편은 찾았는데 아들들이 안 왔다"며 두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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