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새해편지 전문 공개한 北, 시진핑 연하장은 각국 묶어 보도

연합뉴스 2025-01-01 10:00:15

"여러나라 수반, 김정은에게 연하장"…'북중우호의 해' 폐막식 보도도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CG)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지난해 북러관계 격상·강화 속에 중국과의 이상 기류를 여러 차례 노출한 북한이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다는 사실을 간략히 보도하는 데 그쳤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축하편지'를 주고받고 그 내용이 상세 공개된 것과 대조적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은 새해를 맞아 김 위원장에게 여러 나라 국가수반, 정당 지도자, 각계 인사들이 연하장을 보내왔다며 시 주석의 연하장 발송을 베트남, 몽골,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대통령 등 다른 국가 지도자의 연하장 소식과 병렬해 함께 보도했다.

이날 아침까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연하장을 보냈다는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27일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으며 31일에는 김 위원장이 푸틴에게 연하장을 보낸 사실도 보도했다. 양국 정상의 연하장 내용은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각각 1면과 2면에 실렸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작년 새해에 각국 정상의 연하장 수신 사실을 공개하며 중국 주석과 러시아 대통령 등 순으로 언급한 것과도 비교된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선포한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 보도도 하지 않아 별다른 행사 없이 수교 75주년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올해 4월 평양에서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을 열었으며 중국은 공식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파견해 우위를 과시했다.

관례대로라면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은 올해 베이징에서 열리고, 북한이 대표단을 중국에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별다른 행사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마오닝 중국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중조(중북) 우호의 해 폐막식은 왜 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쿠바 혁명 승리 66주년을 맞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은 후 김 위원장이 쿠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쿠바 혁명 승리를 기념하며 매년 새해 쿠바에 축전을 보낸 전례를 따른 것으로 보이나 쿠바와 한국과의 수교를 의식한 듯 올해 축전 분량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한 문장에 불과했고 표현도 약해졌다.

작년 같은 축전의 "형제적 쿠바 인민", "전통적이며 동지적인 친선협조관계",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 등 언급은 모두 사라졌다.

ki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