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콤비' 전지희 국가대표 반납…새로운 콤비 구성 필요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 따라 대표팀 사령탑이 협의 거쳐 낙점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여자탁구 간판 신유빈(대한항공)과 국가대표팀에서 찰떡 호흡을 맞춰갈 복식 파트너는 누가 될까.
신유빈과 '영혼의 콤비'로 활약했던 전지희(전 미래에셋증권)가 국가대표를 반납하고 중국으로 떠나면서 신유빈의 새로운 파트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유빈-전지희 듀오는 한국 여자탁구 복식조 중 괄목할만한 성적을 남겼다.
역대 최고 여자 복식조는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양영자-현정화 조가 꼽힌다.
또 이은실-석은미 조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동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수확했고, 수비수 듀오인 김경아-박미영 조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세 번(2007년 자그레브, 2009년 요코하마, 2011년 로테르담) 동메달을 땄다.
신유빈-전지희 조의 성적표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2021년 도하 아시아선수권에서 복식 우승을 합작한 데 이어 2023년에는 더반 세계선수권 은메달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은메달은 1987년 뉴델리 대회 때 양영자-현정화 콤비의 금메달 이후 36년 만의 쾌거였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의 성과였다.
올림픽에선 복식 메달이 없지만, 2024년 파리 대회 여자단체전에서 복식 조를 이뤄 한국의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 사냥에 앞장섰다.
이제 신유빈은 전지희가 태극마크를 내려놓으면서 새 복식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신유빈은 작년 10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때 전지희와 함께 복식 8강에 올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5월 17∼25일·카타르 도하) 복식 출전권을 따냈다.
신유빈이 복식 파트너를 전지희에서 다른 선수로 바꿔도 세계선수권 티켓은 유효하다.
대한탁구협회는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1월 12∼24일·충북 제천체육관) 결과를 보고 신유빈의 복식조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유남규 탁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현재로선 신유빈이 누구와 복식을 함께할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국가대표로 뽑히는 선수 중에서 새로운 대표팀 감독이 낙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식은 왼손-오른손이 조합을 이루는 게 동선상 유리하지만, 전지희를 대체할만한 왼손잡이 선수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여자 선수 중에서는 작년 12월 종합선수권 단식 챔피언 이은혜(대한항공)와 국제대회 성적 등을 기준으로 신유빈, 주천희(삼생생명)를 포함해 3명이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된 상태다.
나머지는 대표 선발전 성적으로 결정된다. 문제는 귀화 선수는 2명까지만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어 김하영(대한항공)과 왼손잡이 최효주(한국마사회)에겐 태극마크 기회가 없다.
더 복잡한 건 대표로 자동 발탁된 주천희가 '귀화 후 7년 경과 규정'에 걸려 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중국 출신의 귀화 선수인 이은혜 외에 주천희를 대체할 귀화 선수 1명이 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상황에 따라 김하영, 최효주가 신유빈의 파트너로 세계선수권에 나갈 기회가 살아있는 셈이다.
대표급 여자 선수 가운데 왼손잡이는 최효주와 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 심현주(미래에셋증권) 등이 있다.
신유빈의 파트너로 왼손 선수가 여의찮다면 같은 오른손 선수 중에서 찾아야 한다.
신유빈은 30일부터 2월 9일까지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2025'에서 처음으로 팀 선배인 오른손 셰이크핸드 이은혜와 복식 콤비로 호흡을 맞춘다.
신유빈의 복식 콤비였던 전지희를 대체할 새로운 짝꿍을 찾기 위한 첫 실험인 셈이다.
여러 실험을 거쳐 신유빈과 최상의 시너지를 낼 영혼의 단짝을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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