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미국 합동조사단 현장 조사, 콘크리트 구조물 살펴
(무안=연합뉴스)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31일 사망자 5명을 제외한 나머지 17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일부 유족은 장례 절차를 시작했고, 국토부는 미국 합동조사단과 함께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 사망자 179구 대부분 신원 확인…5명 확인 중
31일 오후 4시 현재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179명의 희생자 가운데 5명을 제외한 174명은 신원이 확인됐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지문으로도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일부 희생자는 DNA 분석 등을 통해 제 이름을 찾았다.
그러나 마지막 5구의 시신은 DNA 분석으로도 신원 확인이 어려워 국과수가 재검사·분석을 진행 중이다.
당국은 늦어도 다음날(1월 1일)까지 모든 시신에 대한 신원 확인이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174명 중 4명은 이미 유족에게 인도돼 개별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나머지 시신은 공항 격납고에 설치된 냉동 컨테이너에 안치돼 있는 상태로 검안·검시 절차가 이뤄지거나 유족 인도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유족에게 인도가 가능한 시신은 모두 28구로 당국은 개별 연락을 통해 장례식장으로 이동할지, 합동 분향을 기다릴지 의사를 파악했다.
이들 중 3명의 유족이 개별 장례 의사를 밝히고 시신을 인도받았다.
◇ 유가족 일부 장례 절차 착수
전날 시신을 인도한 4명의 유족 중 3명은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사고 수습 당시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시신(5구)은 유족 인도 절차가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례 절차를 시작하지 않은 유족 1명은 아직 다른 가족의 시신을 인도받지 못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서울(1명)과 광주(2명)에서 3일장으로 시작했다.
이날 시신을 추가로 인도받은 유족 3명도 광주(2명)와 여수(1명)에서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에서 장례를 치르는 유족 중에는 태국인 희생자의 가족도 포함됐다.
당국은 다음날 수십 명의 시신이 유족에게 인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장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원인 규명' 항철위·미국 합동조사팀 현장 조사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사고조사관 11명과 미국 합동조사팀 8명은 이날 무안공항 사고 현장을 방문해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합동조사팀은 연방항공청(FAA) 소속 1명,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3명,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4명으로 구성됐다.
현장에 도착한 조사단은 사고 기체에는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 지상 위로 약 4m가량 돌출된 콘크리트 구조물인 로컬라이저에 올라 현장을 살폈다.
이들은 충돌로 파손된 로컬라이저 구조를 꼼꼼하게 살폈고, 참사 당시 충격으로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로컬라이저 구조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한동안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로컬라이저 위에서만 20여분간 시간을 보낸 미국 조사단은 사고기 주변 잔해와 유류품 등이 보존된 현장을 둘러보고는 자리를 떠났다.
국토부는 현장에서 수거한 음성기록장치에서 자료를 추출하고 당시 교신 내용 등을 토대로 사고 전후 사정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또 케이블이 분리된 채 발견된 비행기록장치의 경우 기록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박철홍, 정회성, 정다움, 김혜인, 나보배, 강수환, 이성민, 정경재, 정종호, 천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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