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지우고 애도 동참"…유통가, 조용한 새해맞이

뷰어스 2025-01-01 04:00:08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울타리 밖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함에 빠진 가운데 연말연시의 설렘 대신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다음달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지정되면서 유통업계도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나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가적 참사에 애도를 표하는 것을 우선하고 슬픔을 함께 나눈다는 방침이다. 새해 맞이 카운트다운이나 불꽃놀이 등 떠들썩한 행사는 줄줄이 취소하고, ‘행사’나 ‘축제’ 등이 들어가는 마케팅 활동도 가급적 지양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롯데물산은 다음달 4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애도 조명을 점등한다. 이날 예정됐던 롯데월드타워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는 취소했다. 롯데월드도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하고 모든 퍼레이드를 내년 1월4일까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본점 본관 앞 신세계스퀘어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한다. 이와 함께 국가 애도 기간 중 신년 세일 행사와 관련한 점포 외벽 광고판과 배너 등 홍보도 전면 중단한다. 다음달 2~5일 진행 예정이었던 '오징어 게임' 시즌2 협업 이벤트도 일주일 뒤로 연기했다.

식품업계와 주요 유통채널도 추모 분위기에 합류한다. 스타벅스는 새해마다 진행하던 ‘첫 방문 음료 제공 이벤트’를 취소하고 해리포터 상품 출시 및 이벤트 일정을 일주일 미뤘다. 이마트는 새해 첫 할인행사 '고래잇 페스타' 마케팅과 홍보를 줄여 조용히 진행하기로 했다. 편의점도 연말연시 마케팅 활동과 행사를 자제한다.

업체들이 ‘조용한 새해맞이’에 동참하긴 했지만, 잇단 악재로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은 지우지 못하고 있다. 경기 침체 속 탄핵 정국으로 인한 혼란과 이번 참사까지 겹치며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로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22년 이태원 참사 직후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급락하는 등 소비 침체가 나타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정국도 당혹스러운데 비통한 참사까지 겹치면서 사회 전반에 우울감이 팽배한 것 같다”면서 “업황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는 게 사실이지만, 당장은 무엇보다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슬픔을 나누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