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서 역내 영향력 강화 의지…"시리아에 모든 지원"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025년을 맞아 중동·동유럽 역내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 형식으로 내놓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앞으로 테러 없는 튀르키예, 테러 없는 지역에 대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이 상호간의 선의와 이해를 통해 평화롭게 이뤄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지만, 필요할 때는 벨벳 장갑을 낀 우리 국가의 철권을 사용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4년의 마지막 몇 주간 시리아의 새 시대가 반짝였다"며 "이웃 나라인 우리는 시리아가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 경제적 번영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서는 "우리는 가자에서 벌어진 학살에 가장 강력하게 대응하고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입장을 취한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동알쿠드스(동예루살렘)를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흑해의 이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공정한 평화로 끝내는 것이 우리의 우선순위"라며 "2025년에는 북부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테러단체로 지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노려 시리아·이라크 접경지에서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13년간 시리아 내전에 반군 일부 세력을 지원했고, 가자지구 전쟁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이스라엘 비난에 앞장서는 등 중동의 여러 분쟁에 깊이 관여했다.
튀르키예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중재자를 자처하며 휴전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가 하면 흑해 곡물협정 연장을 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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