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분위기 속 해넘이 구경, 제주항공 참사 추모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2025년 을사년에는 우리 모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31일 오후 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전망대.
올해 마지막 지는 해를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일몰 시간(오후 5시 21분)이 가까워지자 시민들은 두 손을 모으거나 외투에 손을 넣고 지는 해를 한참 바라봤다.
올해 비상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참사 등의 영향인지 분위기는 차분했고 시민들의 표정도 마냥 밝지 않아 보였다.
딸 2명과 함께 해넘이를 보러 온 김수전(44·여)씨는 "가족들과 올해를 잘 정리하고 보내주기 위해서 나왔다"며 "매년 좋지 않은 일들도 많은데 내년에는 꼭 좋은 일만 생겼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안타까운 사고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유가족분들은 힘들겠지만 회복해서 살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이지민(30대·여)씨는 "한해를 뒤돌아봤는데 국가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대부분이었던 거 같아 착잡했다"며 "내년에는 모든 국민이 웃을 수 있는 좋은 일이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지는 해를 촬영하며 기록에 남기거나 영상 통화를 하는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다만 일몰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도 큰 탄성이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50대 김모씨는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담아 기도했다"며 "어지러웠던 한해는 떠나보내고 희망찬 새해가 밝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구는 이 일대에서 앞산 해넘이 축제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제주항공 참사 추모를 위해 전면 취소했다.
전망대 부근에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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