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경기 분향소마다 조문 행렬

연합뉴스 2025-01-01 00:00:22

초등생 등 일가족 4명 희생된 오산시 등 19곳에 합동분향소 설치

수원역 합동분향소 찾은 김동연 "모두의 아픔, 끝까지 함께 하겠다"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경기도 곳곳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31일 오전 일찍부터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오산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1천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번 참사로 외할아버지의 팔순을 기념해 태국 여행을 갔던 초등학생을 포함해 오산시에 거주하는 일가족 4명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객들은 분향소 제단에 헌화하고 고개 숙여 고인들을 애도했으며 일부는 이웃 주민인 희생자 가족을 떠올리며 붉어진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모(88) 씨는 "30여년전 퇴직때까지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했다"며 "내가 근무할 때도 많은 항공기 사고가 있었는데 또 참사가 빚어져 안타깝다"고 탄식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에 희생된 오산시민 4명은 효녀, 효손들 아니냐. 이런 사람들이 참변을 당해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권재 시장과 강현도 부시장 등 오산시청 간부 공무원들도 이날 오전 9시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고로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본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시민과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찾아 아픔을 함께 했다.

정광윤 교육장은 조문을 마친 뒤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그들의 삶이 기억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청 앞에 마련된 경기도 합동분향소에도 조문객들이 발걸음이 종일 이어졌다.

수원시 공무원 이모(48)씨는 "어떤 식으로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싶었는데 수원역에 분향소가 생겨서 다녀왔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함께 노력해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수원역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방명록에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헌화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 지사는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에게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위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24년 마지막 날인데 참담하지만, 경기도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문하는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도 수원역 분향소를 찾아 조문록에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 의장은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돌아가신 다섯 분의 도민을 비롯해 179명의 희생자를 기억하겠다"며 "경기도의회는 큰 고통을 겪고 계신 유족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없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수원역 분향소에도 이날 1천명 이상의 조문객이 찾아 희생자들을 기렸다.

도는 수원역과 의정부역에 합동분향소를 전날 설치했으며 내달 10일까지 오전 8시~오후 11시 운영한다.

이외에도 수원시와 화성시 등 도내 14개 시에서도 자율적으로 분향소 16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중 경기도민은 모두 5명으로 파악됐다.

김동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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