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여 간의 공사 마무리…러시아 관광객 집중 유치 나설듯
김정은 "볼수록 장관"이라며 만족감…딸과 함께 내외부 시설 둘러봐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이은정 기자 = 북한 김정은 정권이 공들여온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가 10여년간의 공사를 마무리 짓고 내년 6월 개장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갈마해안관광지구에 준공된 호텔 등을 방문하고 관광업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과업을 제시했다고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을 둘러보며 "볼수록 장관이라고, 정말 아름답고 장쾌한 풍경"이라며, 시설들이 "국가의 중요한 대외사업과 정치문화행사들도 품위있게 주최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에서 꾸려졌다"며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관광업을 발전시키면 사회주의문화건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라며 "갈마 해안관광지구건설은 나라의 관광 산업을 획기적인 발전 공정에 올려놓는 데서 의미가 큰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금강산 관광지구와 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관광문화지구를 잘 꾸리며 삼지연 지구의 산악관광을 비롯하여 다른 지역들의 관광자원도 적극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갈마지구는 해안가를 따라 난 도로 옆으로 고층 빌딩과 테라스식 건물, 저층 빌딩 등이 줄지어 지어진 모습이다. 통신은 "해변가에 한폭의 그림마냥 황홀한 자태를 드러낸 해안관광도시"라고 묘사했다.
고층 빌딩 중 하나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찾았을 때 깜짝 방문했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유사하게 건물 상층부에 선박을 올려놓은 듯한 형상이었다.
북한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을 육성해 외화를 벌어들일 목적으로 이들 관광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은 내년 6월 갈마지구가 개장하면 여름 성수기를 맞아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갈마 지구는 원산 갈마반도의 긴 백사장인 '명사십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지난 2014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을 포함해 그간 총 6차례나 갈마지구를 찾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여왔다.
당초 2019년 4월 김일성 생일 완공이 목표였지만 대북제재로 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계속 미뤄졌고 코로나19가 터진 뒤에는 아예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지난 7월 이곳을 방문한 뒤 작업에 다시 속도가 붙어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의 갈마지구 방문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주애가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10월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 현장에 나타난 후 두 달만이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만큼 키가 훌쩍 큰 주애는 아버지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해안가를 걷고 호텔 객실, 수영장, 식당 등 내부 시설을 둘러봤다. 또 김 위원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간부들의 설명을 함께 듣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연말 전원회의를 예년보다 일찍 마무리 짓고 지난 28일 신포시바다가양식사업소 방문에 이어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는 등 연일 경제 현장을 챙기고 있다. 올 한해 거둔 경제 성과를 주민들에게 선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ki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