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주항공 여객기 블랙박스 수거"…무안공항 둔덕 문제는?

뷰어스 2024-12-31 03:00:09
지난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했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7C2216편이 추락해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무안소방서)


국토교통부가 30일 전남 무안공항에 착륙 중 사고를 당한 제주항공 7C2216편의 블랙박스를 확보해 조사에 돌입했다. 사고 여객기가 부딪혀 폭발을 발생시켰던 무안공항 활주로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다른 항공사와 달리 이례적으로 설치된 측면이 있어서 문제로 지적될 전망이다.

■ 국토부 “사고 여객기 블랙박스 분석 시작…2개 중 1개 외형 파손”

이날 국토부에 따르면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거된 블랙박스는 이날 오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동해 분석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수거된 블랙박스는 2개 중 1개는 외형이 손상된 상태”라고 밝혔다.

수거된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는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로 구성됐다. CVR은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를 포함해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항공기 작동음 등을 기록돼 있다. FDR은 비행기의 비행경로와 기체 내 엔진 등 각 장치의 작동 상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험분석센터로 옮겨진 블랙박스는 전문가들이 어떤 부분이 훼손됐고, 어느정도 데이터 추출이 가능한지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서 조사방식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는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사와 엔진 제작사, 미국 교통안전위원회도 참여한다. 국토부는 탑재용 항공일지 등 사고 관련 증거 자료를 추가로 회수했다고 했다.

■ 무안공항 활주로 내 구조물 문제…“김포·대구공항과 달라 사고 연관성 조사”

무안공항 내 활주로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해당 구조물에 부딪히면서 큰 폭발로 이어져 여객기가 반파되고 화염에 휩싸이게 됐다. 이에 이 구조물이 없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인근에서 촬영된 사고 당시 모습을 봐도 이 구조물에 부딪히면서 큰 폭발로 이어졌다.

30일 국토교통부가 제주항공 여객기의 무안공항 사고 발생 관련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


국토부 관계자는 “무안공항의 경우 방위각 시설이 활주로 끝단에서 약 250m 이격된 위치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수공항이나 청주공항 등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이 설치돼 있다”면서 “김포와 대구공항은 지면에 설치됐는데, 여수와 무안공항은 구조물 위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 여객기 관련 이 콘크리트 방위각이 사고와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태국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조류 충돌과 랜딩기어(착륙장치) 고장 등으로 비상 동체 착륙을 시도하면서 둔덕에 부딪혀 폭발로 이어져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현재 국토부는 사망자 중 141명의 신원을 확인했지만, 38명은 DNA 분석과 지문 채취 드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유가족과 협의해 장례식장으로 이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