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고공행진 獨 극우당 또 네오나치 회동 논란

연합뉴스 2024-12-31 00:00:30

"난민 유전자 분석, 추방산업 민영화 구상"

정치권, 푸틴·머스크와 싸잡아 "민주주의의 적"

AfD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극우 독일대안당(AfD) 정치인들이 네오나치(신나치) 단체와 이주민 추방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또 제기됐다.

rbb방송은 AfD 소속 브란덴부르크 주의원 레나 코트레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극우단체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코트레 의원은 이 자리에서 독일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의 시민권을 취소하고 이민자 추방을 산업화·민영화하는 구상을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의혹을 제기한 독립언론 코렉티브는 그가 유전자·언어 분석으로 난민 출신 지역을 파악해 추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모임에는 스위스 극우단체 '융게타트', 독일에서 위헌단체로 지정된 '블러드 앤드 아너' 회원과 함께 AfD 소속 연방의원 로거 베캄프도 참석했다고 코렉티브는 전했다.

지난해 12월에도 AfD 정치인들이 극우 인사들과 이주민 수백만명 추방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져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는 등 거센 비판이 일었다. AfD는 당시 당 차원의 행사가 아니라고 진화했으나 이번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AfD는 지난해 논란 이후 오히려 당원 가입이 늘어나는가 하면 난민 '재이주'를 구호로 내건 올해 유럽의회·주의회 선거에서 선전하는 등 지지층 결집 효과를 봤다.

조기총선을 두 달 앞둔 현재 AfD 지지율은 20%에 육박해 연방의회 제2당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미국 차기 정부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8일 독일 주간지 빌트암존탁에 AfD 지지 기고를 실으면서 다른 정당들은 안절부절못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은 친러시아 성향 AfD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머스크 CEO를 끌어들여 독일 민주주의를 해친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카트린 괴링에카르트 연방의회 부의장(녹색당)은 AfD 정당해산 절차를 추진하겠다며 "AfD가 러시아 정권, 독일에 적대적인 올리가르히(과두정치인) 머스크와 협력해 질서를 방해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권 사회민주당(SPD)의 라르스 클링바일 공동대표는 "푸틴과 머스크가 민주주의의 적 AfD를 지지하고 우리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그들은 독일이 혼란에 빠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도 엑스에 "머스크가 연방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사실"이라고 경계하면서 "머스크는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고 그 자유는 결국 가장 큰 난센스까지도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dada@yna.co.kr